▲사인검.이러한 검은 벽사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서 12년마다 한번씩 제작하였다.
국립대구박물관, 『한국의 칼』, 2007
조선시대의 칼 중에서 사인검(四寅劍), 삼인검(三寅劍)이라고 부르는 게 있다. 이러한 칼들은 인검(寅劍)이라고 부르는데, 다른 칼들에 비해 그 생김새부터 예사롭지 않은 것들이 더러 있고, 일반적인 환도와 비슷하게 생긴 것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역할은 무기로서의 기능도 존재하지만, 그보다도 재앙을 막는, 즉 참사(斬邪)의 기능으로서 존재한다.
인(寅)은 지지(地支)의 네 번째로서 호랑이를 의미한다. 이 호랑이는 음양오행설에서 양의 성질을 가지고 음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어졌고, 만물이 시작인 춘양(春陽)에 해당된다고 인식되었다. 이를 가지고 조선에서는 인년(寅年), 인월(寅月), 인일(寅日), 인시(寅時 : 새벽 3~5시)에 도검을 제작하였다. 이때 이 4가지를 모두 맞춰, 즉 인시의 2시간 이내에 만든 도검을 사인검이라고 하며, 그 외에 3가지만 맞추고 시간을 제외하여 만든 도검을 삼인검이라고 한다.
이렇게 정성스레 만들어졌고, 그 소유는 주로 왕실과 양반들이 위주였다. 이러한 도검들을 보면 별자리나 주문 등이 새겨져 있는 것들도 있다. 특히 북두칠성이 새겨져 있는 인검을 칠성검(七星劍)이라고도 부른다. 이러한 인검들은 정성을 다해 만들었기에 명검이 많지만 실전성에서는 떨어지는 것들도 많다. 그리고 사인검과 마찬가지로 용의 지지인 진(辰)에 맞춰서 제작한 도검인 사진검(四辰劍), 삼진검(三辰劍)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