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찾는 새 정부... 선거용 카드?

이명박 국정운용 합동 워크숍

등록 2008.02.17 19:14수정 2008.02.1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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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영재기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비롯해 새 정부 인사들이 이틀간 벌인 국정운용 합동 워크숍에서는 '내수 살리기와 서민·중소기업'에 많은 무게가 실렸다. 사회적 약자와 하위·소외계층 배려 등 참여정부에서 자주 들리던 단어도 종종 등장했다.

이들 내용들은 이미 대선에서 이 당선자의 공약사항들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과정에서 언급돼왔지만 신용불량자 구제처럼 역풍을 맞고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신정부는 경제도 살리지만 내수도 살려야 하고 그래야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살아날 수 있다..성장이 6%냐, 7%냐 하는 숫자도 중요하지만, 성장의 내실이 실제 사회적 약자에게 어떻게 혜택을 주느냐"는 이 당선자의 발언은 거시지표(747공약)와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중심의 경제살리기와는 다소 궤를 달리 하는 부분이다.

일각에선 영어 공교육과 숭례문 복원성금, 정부조직개편 등으로 곤경을 겪고 있는 당선자측이 기존의 공약중 4월 총선을 겨냥한 카드들을 새롭게 부각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내수살리기'... 사회적 약자·소외계층 배려는 총선용(?)

영어 공교육 강화와 정부 조직개편안 등 일반 서민생활과는 다소 거리가 떨어졌던 논란을 뒤로한 채 새정부가 '내수살리기'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이 당선자는 이번 워크숍에서 "수출도 중요하지만 내수도 살려 사회적 약자에 성장의 과실이 돌아가야 한다"며 "내수를 살리는 데 정책목표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 5년간 연평균 4%의 성장을 했지만 대기업 수출에 따른 경제성장을 하다보니 소외된 계층이나 서민들에게 돌아가지 않았다"며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살아날 수 있도록 정책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자는 대선에서 서민과 소외계층 지원 공약을 앞다퉈 내놨지만 인수위 활동을 거치면서 생활비·사교육비 절감방안이나 중소기업지원책 등은 핵심과제에서 빠진m채 후순위로 밀려나 있었다. 통신비와 유류세 인하 등 서민경제 관련 내용도 당초 약속보다는 내용이 미흡하거나 시기가 늦어진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 당선자의 이같은 언급으로 서민경제와 관련한 정책 현안에 새정부 정책당국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주말에 열린 인수위 워크숍에서도 지난 5년간 하위 계층은 실질 소득이 사실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거시 경제 운용에서 국민들의 실질 소득 증가에 더욱 주안점을 두자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인수위는 전했다. 앞으로 정책수립과정에서 우선 순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시한 대목이다.

◇ 산업단지, 공장설립 규제 조속히 추진... 신불자 대책도 추진할듯

새 정부에서 즐겨쓰는 '비즈니스 프렌들리(기업친화적)'이란 말도 중소기업보다 대기업 쪽에 치우쳤던 게 사실이다.

이를 의식한듯 워크숍에선 중소기업 얘기가 많이 다뤄졌다. 새 정부는 우선 신용보증기금이나 신용평가기관, 은행연합회 등의 중소기업 관련정보를 통합·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규제개혁과 관련해서도 한나라당과 협의를 거쳐 규제개혁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산업단지나 공장설립 규제완화를 빠른 시간내 확정키로 했다. 정부조직개편으로 발생하는 각 부처의 유휴인력을 규제개혁 업무에 배치하는 방안도 내놨다.

새 정부는 특히 700만 금융소외자(신용불량자)에 대한 신용회복조치는 꼭 필요한 대상에게 최소한의 재정투입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하고 이를 검토키로 했다. 신불자 구제대책은 이미 인수위 초기 내놨다가 여론의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 역풍을 맞으면서 당선자와 인수위를 곤경에 빠트렸던 사안이다.

이 당선자와 인수위에서 추진한 사안중 신용불량자외에도 영어 공교육, 청와대 수석과 장관 후보자들의 코드 및 지역편중 인사, 숭례문 방화후 국민성금을 통한 복원 등이 당선자 지지율과 총선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받아 왔다.

쇠운했던 대통합민주신당이 최근 민주당과 합당하고, 정부조직개편안 국회 통과와 관련해 통합민주당의 손학규 대표가 이 당선자의 카운터 파트너로 부각된 것도 총선에는 이롭지 않다. 여권에 대한 지지율 하락 분위기속에 한나라당에서는 200석이상의 의석을 확보, 압승할 것이라는 낙관론에도 경계론이 일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 #국정운용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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