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중학교 졸업을 기념하기 위해 알몸 뒤풀이를 하였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뉴스로 보도되었다. 알몸의 남학생과 여학생이 뒤섞인 하천가에는 비닐우비를 입은 선배들이 벌거벗은 후배들에게 밀가루를 뿌리고 차가운 물속으로 뛰어 들게 하였다. 그 행위는 주택가까지 이어져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지만 정작 본인들은 '평생에 한 번 있는 중학교 졸업을 축하하는 일인데 무슨 상관이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나는 며칠 전, 작은딸아이의 졸업식에서 이와 비슷한 광경을 목격하였다. 요즈음 졸업식에서는 도무지 숙연한 분위기를 느껴 볼 수가 없다. 졸업생과 학부모들이 운집한 강당 단상에서는 열심히 졸업식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뒤쪽에 앉은 학생들은 졸업식과는 전혀 무관한 아이들처럼 떠들고, 장난치고, 사진 찍고, 왁자지껄한 모양이 마치 시장바닥을 연상케 했다. 졸업식 행사가 끝나고 각 반으로 와서 앨범과 졸업장을 수여받으면서도 아이들의 표정은 너무나 명랑하였다. 아이들은 졸업을 끝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생각하여 아쉬움 따위는 없는 듯했다. 그저 선생님만 “내일 아침에 오면 너희들이 있을 것 같은데 어쩌지”하며 눈물을 그렁거릴 뿐이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마치 남의 집 불구경하듯 “울지마, 울지마”를 연호하고 있어 지켜보는 학부모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다. 자주 놀러 오라는 선생님의 마지막 인사와 함께 모든 행사는 끝나고 여러 친구들·선생님과의 기념촬영을 마친 뒤 운동장으로 나오는데 교문 쪽이 시끌벅적하다. 돌아보니 바닥엔 온통 하얀 밀가루가 뿌려져 있고 밀가루와 계란과 케첩을 뒤집어 쓴 아이들이 이리저리 날뛰고 있었다. 어떤 아이들은 케첩 병을 오줌발 갈기듯 뿌리며 뛰고 있었고, 언제 비닐 우비까지 준비했는지 우비를 입고 밀가루를 뿌리며 달리는 아이도 있었다. 퍽, 퍽, 소리는 계란을 던지는 소리였다. 다른 한 쪽에서 와와~ 하는 소리가 들려 보았더니 여러 명의 아이들이 한 남학생에게 달려들어 마구잡이로 바지를 찢고 있었다. 그 바람에 팬티까지 딸려 내려가 남학생의 허연 궁둥이가 반은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상황에 아랑곳없이 달려들어 아이의 바지를 끝까지 끌어내렸다. 사람들은 큰 구경거리를 만난 듯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지켜보았고, 간신히 팬티 고무줄을 붙들어 올린 남학생은 아랫도리 전체가 훌러덩 벗겨지는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 광경은 2년 전 큰 딸의 졸업식 때보다 훨씬 더 과격해져 있었고, 놀란 내가 '저것 봐, 저것 봐’라고 하니 작은 딸이 사정없이 팔을 잡아끌며 못 본 척 하라고 했다. 그런데 교문 밖에서는 더 큰 광기를 부리는 아이들이 있었다. 왕복4차선 도로가 그들에게 점령되어 있었다. 그곳에서도 한 아이의 바지를 필사적으로 벗기려는 한 무리의 학생들과 안 찢기려고 발버둥치는 아이가 한 덩어리가 되어 엉켜있었다. 오가던 차들은 양쪽에 서서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 아이들은 한 눈에 보아도 평범한 학생들이 아닌 것 같았다. 엄마 아버지의 축하를 받은 아이들은 모두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환히 웃는 낯으로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그 아이들은 축하객이 아무도 없는 듯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저런 짓을 부모 앞에서 할까 싶었다. 비닐 우비를 입을 아이들은 선배들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런 행동을 하는 아이들은 소위 노는 아이들을 일컫는 '찐오빠'와 '찐언니'들인데, 그 아이들을 흉내 내는 '찌질이'들도(찐언니와 찐오빠처럼 제대로 놀지도 못하면서 괜히 따라 노는 척 하는 아이들) 한 몫 거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문득 선배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학교 폭력이 여기에 기인해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식날 밀가루를 뿌리는 것은 옛날 까만 교복만 입던 시절, 이제 더 이상 분필가루는 안 먹어도 된다는 뜻으로 분필가루와의 이별을 뜻하며 했던 것이라고 하는데, 나체쇼까지 벌이는 이런 졸업축하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무모한 행동이 결코 영웅으로 등극시켜 주지는 않을 것이다. 졸업생들이여! 그대들은 누드모델도 아니고, 행위예술가도 아니고, 바디페인팅 모델도 아니지 않는가. 섣부른 용기로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은 더 이상 하지 말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라디오에도 올립니다. 덧붙이는 글 라디오에도 올립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졸업 #꽃다발. #축하기념 누드쇼? 추천2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서미애 (hymma) 내방 구독하기 이 기자의 최신기사 에스컬레이터 두줄서기, 왜 지지부진할까?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AD AD AD 인기기사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3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4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5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나체쇼' 벌이는 졸업축하, 어디서 비롯됐을까?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시퍼렇게 날 선 칼 갈고 돌아온 대통령, 이제 시작이다 나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유서 어느 중학생의 고백 "부모님,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