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은 말로는 '변화'를 강조했지만 행동으로는 '안정'을 택했다.
이명박 당선인은 17일 열린 '이명박 정부 국정운용에 관한 합동워크숍'에서 청와대 수석내정자들에게 "아내도 놀랄 정도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당선인이 18일 저녁 8시에 직접 발표한 내각 명단을 보면, 변화보다는 경륜과 경험을 중시하는 안정을 택하기로 한 것 같다.
우선 특임장관 내정자 2명을 포함한 장관 내정자 15명 가운데 10명(66.6%)이 60대이다. 이들의 총 연령은 906살로 평균 나이는 60.4세다. 노무현 정부 때의 평균 나이 54세보다 6.4세나 더 높고, 한나라당이 '노인 정부'라고 비판했던 김대중 대통령-김종필 총리 때의 59세보다도 높다.
평균 나이 60.4세... 노무현 정부 54세, 김대중 정부 59세
내각의 고령화는 이 당선자가 지난 1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발표하면서 "내각에 비해 비교적 젊은층을 선택했다"고 말했을 때 이미 예상되었다. 이 당선자는 자신이 직접 지휘하는 청와대 수석비서진은 50대 위주로 선정하면서도, 내각은 이들보다 경륜이 더 풍부한 전문가들로 임명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또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영남과 서울에 편중됐던 것에 견주어, 내각은 '원안'보다는 지역별 안배를 위해 나름대로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는 청와대 수석비서진이 특정 지역과 특정 학교 출신 중심으로 채워져 여론의 비판이 일었던 것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출신 지역별로 보면, 경북 출신(김경한 법무, 원세훈 행자, 이영희 노동 장관 내정자)과 서울 출신(김도연 교육, 유명환 외교통상, 유인촌 문화 장관 내정자)이 각각 3명으로 가장 많았다. '원안'에 포함된 경남 출신의 어윤대 교육 내정자가 서울 출신의 김도연 내정자로 바뀌는 바람에 경남 출신이 줄고 서울 출신이 많아졌다. 이로 인해 나머지는 강원, 경기, 경남, 전남, 전북, 대전, 충남, 충북, 이북 출신이 각 1명씩 '사이 좋게' 안배되었다.
영호남과 충청을 기준으로 하면, 영남이 4명, 서울-경기 4명, 충청 3명, 호남 2명, 기타 2명 등이다. 노무현 정부 때는 17명 가운데, 영남이 5명, 호남이 4명이었다.
서울대 출신 47%... 미국 석·박사, 교수 출신 강세
이른바 명문고나 명문대 출신의 강세는 여전했다. 경기고 4명(김도연, 이영희, 이상희 국방, 김성이 보건복지), 서울고 2명(유명환, 원세훈), 경북고(김경한), 경남고(강만수), 대전고(이윤호 산자), 경기여고(박은경 환경) 청주여고(이춘호 특임장관) 등이 각각 1명씩이었다.
대학은 서울대 출신이 7명으로 46.6%였는데, 그중 법대가 5명이나 됐다. 노무현 정부 때는 서울대 출신이 53%였다. 이 당선자의 출신대학인 고려대는 2명이었다. 고려대 출신들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장관의 경우 '원안'에서는 고려대 법대 출신이 유력했지만 밀렸고, 교육장관 내정자로 거론된 어윤대 전 고대 총장은 검증 과정에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수석비서진과 마찬가지로 석·박사, 교수 출신들은 여전히 강세였다. 교수 출신은 김도연, 김성이, 이영희, 유인촌 내정자 등 4명이다.
특히 미국에서 석·박사를 받았거나 과정을 수료한 내정자들이 15명 중 절반이었다. 수석비서관들은 7명 중 6명이 미국 박사였다. 미국 박사는 김성이, 이윤호, 미국 석사는 강만수, 박은경,정종환(건교) 내정자 등이다. 김도연 내정자는 프랑스 박사, 남주홍 특임장관 내정자는 영국 박사다. 이영희․박은경 내정자는 국내 박사다.
2008.02.18 23:34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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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보다 안정... 경북·서울-서울대-교수 출신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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