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남을 대통령으로 주님께서 세워주시길"

[현장] 소망교회, '이명박 장로'의 대통령 취임 축하 '깜짝 기도' 열려

등록 2008.02.24 19:57수정 2008.02.2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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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신사동에 있는 소망교회.
서울 신사동에 있는 소망교회.박상규
서울 신사동에 있는 소망교회. ⓒ 박상규

"하나님 아버지, 대한민국을 긍휼히 여기시고 축복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이명박 장로님을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세워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이명박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을 하루 앞둔 일요일(24일) 오전. 서울 신사동 소망교회에서는 이 당선인을 위한 기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난 1978년부터 소망교회와 인연을 맺어온 이 당선인은 1995년 이래 이 교회 장로로 활동하고 있다.

 

일요일을 맞아 소망교회는 신도들로 가득 찼다. 약 50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예배당에는 빈 자리가 없었다. 소망교회 관계자는 일요일 마다 약 2만여 명의 신도들이 찾아온다고 밝혔다.  

 

이날 소망교회에서는 <나라와 대통령을 위한 기도>라는 깜짝 기도회가 열렸다. '장로 이명박'의 대통령 취임을 하루 앞두고 특별히 열린 것이다. 교회 소식을 담아 일요일마다 발행되는 주보도 이날만큼은 달랐다. 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축하와 나라의 발전을 바라는 기도문이 별도로 추가돼 있었다.

 

"이명박 장로를 대통령으로 세워주심을 감사"

 

이날 오전 11시 30분 예배에 참석한 5000여 신도들은 김지철 담임목사의 지도에 따라 이 기도문을 소리 내 일제히 읽었며, 함께 "아멘"을 읊조렸다. 기도문은 나라와 이명박 당선인에게 바라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나라와 관련해서 소망교회는 "자유무역과 시장경제를 통한 경제번영, 노사의 화합으로 풍요의 복을 받는 나라게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이 저 북녘 땅에도 심어지고 증거되게 하옵소서"라고 적었다.

 

또 이 당선인에 대해서는 "사랑의 하나님, 이 대통령에게 지혜와 명철을 주시고 건강을 지켜주옵소서, 국민에게 사랑받고 존경받게 하시되, 무엇보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지도자가 되어 역사에 길이 남을 대통령으로 주님께서 친히 세워주시옵소서"라고 적었다.

 

최근 소망교회는 세상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곧 출범하게 될 이명박 정부의 내각과 청와대에 들어갈 인사들 중에 소망교회 출신이 적지 않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경숙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박미석 사회정책수석 내정자 등이 소망교회 신도다.

 

또 학교로는 고려대 졸업자, 종교로는 소망교회 신도, 지역으로는 영남 출신 인사들이 눈에 띈다고 해서 이른바 '고소영'이라 불리기도 한다. 배우 고소영이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을 때보다 '고소영'이란 단어가 언론에 더 자주 등장하는 게 지금의 상황이다.

 

소망교회와 관련해서 강혜숙 통합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명박 당선인의 대통령 인수위에서 절반 가까이가 기독교 신자이고, 전체 인수위원 24명 중 16.7%인 4명이 소망교회 출신 인사"라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우상호 통합민주당 대변인도 "우리나라가 거의 부족국가로 전락한 것 같다, 영남에서 태어나 고려대를 들어가서 소망교회를 다녀야만 명함을 내밀 수 있으니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신도로서 축하와 충고... 색안경 끼지 않았으면"

 

그렇다면 소망교회 신도들은 이런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기자가 만난 소망교회 신도들은 대체로 '고소영'이란 단어로 압축된 근심어린 시각에 담담한 반응이었다.

 

신도 짐주현(42. 가명)씨는 "이 당선인이 소망교회 출신들을 편애한 게 아니라, 인사를 하다보니 우연히 그렇게 된 것 아니겠느냐"며 "세상의 걱정은 조금 과장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호(38)씨도 "소망교회에 고학력의 인재들이 워낙 많다 보니 그렇게 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인재인데 굳이 소망교회 출신이라고 배제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 이 당선인이 일부러 다른 종교와 타 교회를 배제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여러 신도들은 "오늘 '특별 기도회'를 색안경 끼고 보지 말라, 같은 신도로서 축하와 충고를 해준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소망교회는 1977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한 가정에서 출발했다. 당시 신도 10여 명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신도 7만 명으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형 교회 중 하나다. 이 당선인의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등 정재계 많은 인사들이 이 교회 신도다. 

 

<나라와 대통령을 위한 기도> 전문

하나님 아버지, 대한민국을 긍휼히 여기시고 축복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이명박 장로님을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세워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은혜로우신 하나님, 이 땅 위에 먼저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가 하수 같이 흐르게 하옵소서. 고난당하고 가슴 아파하는 국민의 눈물을 닦는 긍휼의 정치가 되게 하옵소서. 국민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는 희망의 정치가 되게 하옵소서.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가슴으로 껴안는 포용의 정치가 되어 국민통합이 이뤄지게 하옵소서.

자유무역과 시장경제를 통한 경제적인 번영, 노사의 화합으로 풍요의 복을 받는 나라가 되게 하옵소서. 철저한 경쟁과 노력, 땀 흘리는 과정을 거치면서도, 함께 나누고 섬기는 따뜻한 사회가 되게 하옵소서.

스승과 제자가 새로움과 신뢰로 가르치고 배우는 창의적인 교육 현장이 되게 하옵소서. 이 땅에 어둠과 거짓과 죽임의 문화가 판을 치지 않게 하시고, 빛과 정직과 살림의 문화가 펼쳐지게 하옵소서.

이 나라에 평화와 화해의 역사가 일어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이 저 북녘 땅에도 심어지고 증거 되게 하옵소서. 자유와 민주와 평화로 통일되는 비전을 품고 준비하게 하옵소서.

지구촌을 이끌어 갈 영적이고 정신적인 리더십을 갖게 하시며, 돈과 물질과 사랑의 봉사로 고난당하는 이웃 나라를 돕는 성숙한 나라와 국민이 되게 하옵소서.

사랑의 하나님, 이 대통령에게 지혜와 명철을 주시고 건강을 지켜주옵소서. 하나님께 겸손히 기도할 때마다 성령님께서 올바른 분별력을 주시고 용기있는 결단을 하게 하옵소서. 주위에 합력하여 선을 이룰 수 있는 동역자들을 허락하옵소서.

늘 국민의 소리를 듣게 하시되 필요할 때마다 오히려 선도하며 이끌게 하옵소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섬기겠다는 처음 사랑과 결심이 5년 임기를 마치는 순간까지 변함없이 지속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국민에게 사랑받고 존경받게 하시되, 무엇보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지도자가 되어 역사에 길이 남을 대통령으로 주님께서 친히 세워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2008.02.24 19:57ⓒ 2008 OhmyNews
#소망교회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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