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로 예정터 2동네 한복판에 이렇게 넓은 길을 내어 버리면, 동네는 어떻게 될까요? 소음방지벽을 쌓는다고 해도 그 벽은 벽 구실을 못할 뿐 아니라, 동네를 슬럼가로 나뒹굴게 하고, 햇볕을 쬘 수도 없는 한편, 엄청난 먼지가 날려서 숨도 못 쉬게 됩니다. 이렇게 넓은 터에는 찻길이 아닌, 동네 공원이나 도서관이나 텃밭이 들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종규
인천 중ㆍ동구 주민들은 지난 2006년 겨울, 이 공사가 ‘동네 한복판을 꿰뚫는 무자비한 산업도로 공사’였으나 ‘주민한테는 그냥 차 좀 다니는 간선도로 하나’ 낸다는 거짓말로 밀어붙여오던 공사 속사정을 처음 알아차렸습니다. 처음은 두 사람이 반대운동을 힘겹게 했으나, 이 산업도로 속내를 알게 된 동네사람들은 하나둘 모여들었고, 차츰차츰 반대운동에 함께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운동을 벌여오는 동안 어느 한 번도 ‘주민과 이야기 나누는 자리(설명회든 간담회든 토론회든 어떤 자리든)’를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반대운동을 하는 주민들한테 시(종합건설본부)는 ‘길을 안 내면 무슨 대안이라도 있느냐?’는 투로 신문사 기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여 여론몰이를 했습니다.
이리하여 주민들과 ‘배다리를 지키는 인천시민모임’ 사람들은 여러 차례 토론모임과 학술모임들을 열면서 이 동네를 슬기롭게 지키고 산업도로 같은 막개발을 막아내면서 지역 문화와 사회와 예술을 꽃피울 수 있는 길을 찾아왔고, 이 결과를 시에도 보내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움직임을 보여도 시는 아무런 대꾸와 말이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중ㆍ동구 주민들은 더는 얌전하게 말로만 반대운동을 펼칠 수 없다는 뜻을 모았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민주주의 원칙과 대화란 한 가지도 없이, 오로지 행정편의주의로 공권력을 밀어붙이고 공사 강행만을 부르짖는 공무원들한테 실력행사를 하여, 주민들은 잠만 자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