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지지율, 취임 1주만에 50%미만 '낙제점'

<한겨레> <경향> 여론조사... 한나라당 총선 지지율은 47.8%

등록 2008.03.03 11:08수정 2008.03.0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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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지난 2월 25일 취임 후 처음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한겨레>가 1일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전국 19살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면접조사에서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응답은 49.4%(매우 잘함 4.0%, 대체로 잘함 45.4%),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23.7%(매우 잘못 4.4%, 대체로 잘못 19.3%), 모름·무응답 26.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1000명을 상대로 한 <경향>과 현대리서치의 지난 2월 29일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9.1%(매우 잘함 6.1%, 대체로 잘함 43.0%)가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비슷한 추세를 그렸다. <경향> 조사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3.3%(매우 잘못함 4.5%, 대체로 잘못 28.8%)였고, 모름·무응답은 17.6%로 집계됐다.

 

49% 안팎의 지지율은 지난해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득표율(48.7%)에 근접한 것으로, 당시 대통령 지지층의 일부가 돌아서고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여전히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대통령 인수위, '잘못했다' 45.8%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역대 정부를 이끈 대통령들이 취임 직후 국민적인 기대감 속에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국민들의 실망감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1개월까지 70% 안팎의 지지율을 지켰다가 6월말~7월초에 50% 지지선이 무너져 최저 20% 선까지 지지율이 빠졌는데, 전임 대통령의 지지율과 비교하면 이 대통령의 취임 직후 지지율 낙폭이 훨씬 가파른 셈이다.

 

<한겨레> 조사에서 '이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29세 이하'(36.5%)와 화이트칼라(32.5%), 호남(38.9%)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당선 당시와 취임 직후 이 대통령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냐는 물음에 62.9%가 '변함없다'고 답한 가운데 '그때는 좋았지만 지금은 더 나빠졌다'는 응답은 12.7%에 이르렀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 영어몰입 교육 추진 등 대통령직인수위의 미숙한 일 처리 ▲각 부처 장관과 청와대 수석 인선 파동 ▲'숭례문 복원 모금' 등 대통령의 말실수 등이 중첩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경향>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는 부정적 평가(45.8%)가 긍정적 평가(39.90%)를 상회해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인수위가 잘했다는 평가는 52.9%에 그쳤다. <한겨레> 여론조사에서는 각료 인선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호남(54.7%)은 물론, 서울(53.8%)과 영남(53.1%)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높았다.

 

그러나 <한겨레> 조사에서 내달 총선에서 지지할 후보의 소속 정당을 묻는 질문에는 47.8%의 한나라당이 여전히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다. 통합민주당은 13.9%, 민노당 2.9%, 자유선진당 1.6%, 창조한국당 1.4%에 그쳤다. 특히 민주당은 호남에서만 43.1%의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을 뿐, 비호남 지역에서 10% 내외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회창 총재의 지역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충청권에서 6%의 지지율을 보인 자유선진당에도 비상이 걸리긴 마찬가지다.

 

한반도 대운하, 55.0%가 '반대'

 

한나라당을 제외한 야당들이 이처럼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30.8%에 이르는 부동층의 존재와 일정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 판도의 밑그림이라고 할 수 있는 안정론과 견제론의 격돌에 대해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49.8%)는 응답이 한나라당 지지율과 거의 일치한 반면, "대통령과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39.4%에 이른 것은 앞으로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조사대상자들에게 안정-견제론을 묻자 무응답층도 10.7%로 크게 줄었다. 각 지역에서 한나라당의 대항마로 인식되는 야당들의 지지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는 "매우 반대한다" 30.3%, "대체로 반대" 24.7%로 절반 이상(55.0%)이 반대했다. 찬성은 29.8%('대체로 찬성' 21.4%, '매우 찬성' 8.4%)에 그쳤고,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반대 의견(42.6%)이 찬성 의견(40.1%)보다 높게 나왔다.

 

<한겨레>와 <경향> 여론조사의 오차 한계는 95% 신뢰수준에 각각 ±3.1%p, ±3%p였다.

#18대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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