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국방부 신청사.
권우성
전방 부대에 초고속통신망을 구축하는 국방광대역통합망(BcN) 사업에 대한 불공정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
작년부터 사업을 추진해 온 국방부는 3일 "이번달 중으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재공고를 낼것"이라며 "5일께 지난 1차 사업자 선정에 참여했던 업체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달 4일 1차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참여업체들이 성능시험 과정에서 모두 탈락했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국방부의 결정에 대해 일부 업체들이 불공정성을 제기하면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특히 통신업계에선 국방부의 통합망 구축사업자 재추진이 "특정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여전하다.
군부대에 광통신망 구축... 10년동안 5000억원 이상 들어가국방광대역통합망 사업은 경기와 강원 지역 등 전방부대에 광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사업비만 모두 2367억원이 들어간다. 이후 향후 10년동안 각종 관리 운영비 등까지 합할 경우 5000억원이상 들어가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초고속통신시장에선 거의 마지막 대형 신규시장이며, 통신기업들 입장에선 결코 놓칠 수 없는 사업인 셈이다.
이에 따라 작년 10월 국방부의 1차 사업자 선정 공고가 나간 후, KT-LG데이콤, SK텔레콤-SKC&C, 하나로텔레콤-온세통신, 군인공제회C&C-세종텔레콤 등 4개 컨소시엄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이번 사업은 작년 12월 사업자를 상대로 한 장비 성능시험 실시부터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제대로 장비를 마련하지 못한 KT 컨소시엄쪽에서 장비 제출 마감일인 12월5일 정보통신기술협회(TTA) 건물을 봉쇄하는 등 업체간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
업체 한 관계자는 "그때 (12월 5일) KT직원 수백명이 TTA 건물을 에워쌌다"면서 "다른 경쟁업체들이 성능시험 장비를 (TTA쪽에) 제출하려고 했지만 KT쪽에서 물리적으로 막았다"고 말했다.
SKT와 하나로 컨소시엄 "국방부 스스로 입찰공고 어겼다"결국 우여곡절끝에 당일 오후늦게 이들 4개 컨소시엄은 TTA쪽에 장비성능 검사를 위한 자료를 제출했다. 이후 국방부는 지난 5일 "성능 시험 결과 4개 컨소시엄 모두 탈락했다"고 발표했고, 논란은 더욱 커졌다.
SK텔레콤 컨소시엄과 하나로텔레콤 컨소시엄쪽에서 국방부의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 특히 이들은 국방부 스스로가 사업자 선정 절차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가 내놓은 사업기본계획에 따르면 TTA쪽에서 검사한 장비성능시험 결과는 독립적인 평가위원회에 제출되고, 이후 다른 평가항목과 함께 종합 점수로 환산된다.
문권탁 하나로텔레콤 법인영업실 부장은 "국방부는 업체들의 장비성능시험 결과를 평가위원회에 제출하지도 않고, 자의적으로 내용을 공개해 업체 탈락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방부쪽에서 성능시험 추진 과정에서도 시험 항목이나 방법, 평가 기준에 대해서도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객관성이나 투명성 측면에서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하나로텔레콤 컨소시엄쪽은 지난 22일 국방부 감사원쪽에 이번 사업에 대한 여러 의혹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했다.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 국방부, "법적으로 문제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