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무라와 유럽도리신사이바시 중앙을 가르는 미도스지로를 중심으로 서쪽은 아메리카무라가, 동쪽은 유럽도오리가 자리잡고 있다. 아메리카무라는 영화 상품샵, 구제 옷가게 등을 비롯 독특한 상점이 즐비하며 우리나라의 이태원과 같이 백인·흑인 등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유럽도리의 경우 신사이바시 스지상점가와 연결되어 많은 유동인구를 확보하고 있으며 패셔너블한 물건을 판매하는 상점이 많다.
이준혁
각자 개인시간을 보낸 3일차를 제외한 다른 날 내내 그랬지만, 여행 초반인 숙소 도착 때부터 함께 온 일본어에 능통한 친구들의 덕을 많이 봤다. 우리는 7월 말에 급하게 모든 예약을 잡았기에 숙소 또한 복잡하게 예약(1일차는 다다미방 3실과 침대방 2실을 사용하며, 나머지 3박은 다다미방 5실을 사용)했고 자정에 임박하여 숙소로 돌아올 일이 많아 질문 거리가 많았다. 하지만 숙소에 처음 도착했을 때 있던 종업원은 매우 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한국어는 물론 영어도 잘 못해 의사소통이 어려웠다. 만약 혼자 왔다면 많이 난처할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가호텔답게 숙소는 누추했지만 청결 상태만큼은 양호했다. 침대방 기준으로 설명하면 천정 높이의 진열장에 좌측은 위에서부터 에어콘, TV, 냉장고가 있고 우측에는 옷을 걸어둘 수 있는 시설(별도 옷걸이가 있었지만, 옷 3벌 걸어둘 정도로 작은 붙박이형 행거 수준으로, 적은 의류를 소지한 대부분의 여행객들에게는 큰 불편이 없다)이 있다. 방은 침대를 빼면 사람 한 명 누울 크기였다. 다다미방은 방 크기가 같지만 침대가 없을 뿐이다.
세면시설과 화장실은 층마다 있고 샤워시설은 1층에 2곳이 있을 뿐이었다. 샤워시설은 지정 시간에만 오픈하며 1곳에 1인이 들어가는 방식이라 많은 사람들이 일어날 시간에는 샤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다행히도 우리는 (호텔 뒤 지하철역의 소음 때문에 자연스레(?) 일어나긴 했지만) 다들 일찍 일어나, 아침 샤워실 오픈 초반 샤워를 마칠 수 있었다. 물론, 당시 가격 기준으로 다다미방 중 옵션(관심이 없어 구체적으로 보지 않았음)이 없는 경우 1800엔이고, 옵션에 200원, 침대방에 200원이 추가됐다. 침대방에 옵션이 있는 경우는 2200엔인 것이다. 2만원 전후의 싼 가격이다.
'겸손한 여행'을 이끈 작은 에피소드여행 계획을 다 설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선 첫 날 저녁은 신사이바시와 도톤보리 등을 포함한 난바 일대에서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숙소로 올 때 난카이전철을 이용한 만큼, 이번에는 JR이건 오사카시영지하철이건 다른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보자고 했다. 그 결과 난바까지 가는 데 이용하게 된 것이 JR이다.
당초 우리는 JR 오사카루프선을 타고 신이마미야역에서 난바역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갈아타지 않고 세 정거장뿐인 코스에, 일본어 능통자가 3명이나 있고 나름대로 동년배 중에 일본철도를 포함한 교통체계를 깊숙히 연구하는 나까지.
적어도 해외라고 해서 간사이에서 길 헤맬 일은 없을 것이라 당연히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라는 속담을 되새기며 여행을 시작한다. 승차장소인 신이마미야역에서 난바역까지 오가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렸기 때문이다. 잘못 타고 또 잘못 타다보니 지쳐 '난카이센 타거나 걸어가자'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우여곡절 끝에 난바(미나미) 북단에 위치한 신사이바시에 도착했다. 비록 힘들게 닿았지만 나름대로 교훈을 갖고 여행을 시작함에 우리 모두는 감사했다. 바로,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가라'라는, 이미 다 아는 얘기다. 하지만 이는 이번 여행의 지침이 됐고 성공적인 여행을 마치는 데 밑바탕이 되었다.
처음 닿은 곳은 다이마루백화점이다. 일본 북부의 삿포로(홋카이도)부터 남부의 후쿠오카(큐슈)까지, 웬만한 대도시라면 접할 수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전국 백화점 체인 중 하나로 오사카부에는 양대 중심지인 우메다와 난바에 각각 한 곳씩 위치하고 있다. 신사이바시에는 다이마루백화점 외에도 소고·타카시야마·마루이 등 다양한 백화점이 있으며 그 외 이번 여행에서 들른 '동키호테'를 비롯한 저가형 백화점(일명 '백엔샵')이 곳곳에 위치해 있었다(참고로, 우메다 또한 한큐·다이마루·한신 등 다양한 백화점과 쇼핑몰 등으로 인해 쇼핑하기 좋지만 우메다와 비교했을 때 난바는 '서민적 측면도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다이마루백화점, 아메리카무라, 마크도나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