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공심위 심판 자격 있는지 청문회해야"

신계륜은 공심위 결정 수용... "지금은 당이 전진해야"

등록 2008.03.07 11:46수정 2008.03.0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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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 금고형이상 공천배제 원칙을 고수함에 따라, 김민석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발하며 공심위원 자격 청문회와 박재승 위원장과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 금고형이상 공천배제 원칙을 고수함에 따라, 김민석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발하며 공심위원 자격 청문회와 박재승 위원장과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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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강력반발 "공심위원 자격 청문회하자" 김민석 통합민주당 의원은 7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근의 공천문제에 대해 "개인적 문제에 마음을 비우고 원칙문제를 제기한다"며 박재승 공심위원장에 공개 토론을 요청했다. ⓒ 문경미


통합민주당이 금고형이상 부정비리 전력자들에 대한 일괄 공천배제 기준을 확정함에 따라, 사실상 공천에서 탈락한 김민석 최고위원이 7일 공개회의에서 공심위와 당을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모토로 정치인들에 대해 생사여탈권을 쥔 공심위원들이 문제가 된 당사자들을 심판할 철학과 근거가 있는 것인지 토론이 필요하다"며 "이런 입장에서 공심위원들에 대한 청문회, 그리고 박재승 위원장과 저의 토론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위원 전원이 청문회 받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공심위원들이 이런 기준을 정할 자격이 있는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더 나가 공천심사 자격이 있는지 검증해보자는 주장으로, 이번 공심위의 기준 선정에 대한 통합민주당의 불만이 당지도부 공개회의에서 터져나온 것이다.

"혁명이 갈채 받는다고 모든 단두대처형이 정당화되지 않아"

2002년 서울시장 후보시절 SK그룹에서 정치자금 2억원을 받은 것이 문제가 된 김 최고위원은 "제 개인 문제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우고 당의 판단 지켜보겠다, 그러나 제 개인 문제를 떠나 우리 정치와 사회에 대한 원칙의 문제가 제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 위원장에게 공개토론을 요구하는 근거로 ▲우리사회에서 지금까지 행해졌던 사법적 판단이 다 옳다고 봐야하나 ▲이미 내려진 사법적 판결문을 확인하는 것을 정치인에 대한 판단의 잣대로 하는 것이 옳은가 ▲헌법적으로 피선거권과 당원권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사법적 단죄받았다는 이유로 포괄해서 원천배제할 수 있는 것인가 ▲대의 실현과정에서 억울한 사람 있어도 희생돼야 한다는 공심위원장의 철학이 옳은 것인가 등을 제시했다.


이어 "혁명이 갈채 받는다고 해서 모든 단두대 처형을 정당화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 위원장이 토론에 응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공개토론 과정에서 저같은 소수파가 설득된다면 정치발전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  손학규 대표가 7일 통합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민석 최고위원이 공심위 결정에 반발하며 '당의 입장을 밝히라'는 발언을 듣고 있다.

손학규 대표가 7일 통합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민석 최고위원이 공심위 결정에 반발하며 '당의 입장을 밝히라'는 발언을 듣고 있다. ⓒ 이종호


"공심위는 외부차용, 지도부가 지도력 포기해서는 안된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공심위의 공천배제기준 결정에 대한 당 지도부의 태도도 문제삼았다.

그는 "대선패배 이후 민주개혁세력의 지도력 위기상황에서 공심위를 외부차용한 것이지, 지도력 자체를 포기한 것을 의미해서는 안된다"며 "공심위가 문제제기했고 당이 틀렸다면 당이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심위 결정이 옳은지, 거부해야 하는지, 교정해야 하는지 명료하게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당사자들은 거취를 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시 공천에서 배제된 신계륜 사무총장 겸 총선기획단장과 관련해 "총선을 책임져야할 사무총장이 당의 공천행위와 국회의원 심사자격도 없는 사람으로 판단된다면 당의 지도부는 그를 해임하든가 부당하다고 선언하든가, 그의 업무를 지속하게 하든가 명료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사무총장이 절름발이가 된 당이 어떻게 선거를 치르나,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저 역시 제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입장을 당이 정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공심위 결정이 옳다면 자신도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게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원칙에 따라 동지를 보호하든가 아니면 죽어줘야한다고 하든가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 동지들에 대한 올바른 자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지도부가 지도력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동지'들을 살리기 위해 나서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김 최고위원이 15분정도 발언을 하는 동안, 손학규·박상천 공동대표 등 회의참석자들은 굳은 얼굴로 그를 지켜봤다. 김 최고위원은 사전에 자신발언 내용을 메모하는 등, 작심하고 발언했다.

a  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 금고형이상 공천배제 원칙을 고수함에 따라, 김민석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발하며 공심위원 자격 청문회와 박재승 위원장과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이 발언을 하기 위해 자리를 옮기고 있다.

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 금고형이상 공천배제 원칙을 고수함에 따라, 김민석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발하며 공심위원 자격 청문회와 박재승 위원장과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이 발언을 하기 위해 자리를 옮기고 있다. ⓒ 이종호


그러나 이미 당 지도부는 공심위 결정을 수용한 상태다. 5일 밤 최고위를 통해 "공심위가 최고위원회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것에는 유감이지만, 공심위가 내규를 결정한 것은 고유권한으로 이를 인정한다, 동시에 선의의 피해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 하겠다"는 공식입장을 정리했다.

당헌당규상 최고위에는 공심위 결정을 번복할 권한이 없다. 또 박재승 공심위원장이 여론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김 최고위원의 공심위 비판은 큰 반향을 일으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신계륜 "지금은 당이 전진해야"... 공심위 결정 수용

신계륜 사무총장은 김 최고위원과는 달리 공심위 결정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 총장은 "말을 안 하려 했는데, 제 얘기가 나왔기 때문에 발언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개인적 억울함과 아픔에도 불구하고 당이 전진해야 하겠기에 제 능력과 소신을 바쳐 노력하는 것이 현재 당면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공천이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그일에 기여하는 것이 저의 입장"이라며 "개인적인 일은 개인적인 일로 남겨놓고, 겸손하게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한 고참당직자는 신 총장의 발언을 지켜보면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손학규 대표는 회의 서두에서 "우리가 공천의 혁명을 해나가지만 다른 한편으로 마음속에 아픔도 많은데, 김민석 최고위원과 신계륜 총장이 아픔을 딪고 의연한 모습으로 이 자리에 있다"면서 "이번 총선에 실무를 총괄하는 지휘자로서 역할을 더욱 열심히 할 것으로 믿고 신 총장의 인사말도 들어보자"고 했었다.

a  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 금고형이상 공천배제 원칙을 고수함에 따라, 신계륜 사무총장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심위 결정을 겸허하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 금고형이상 공천배제 원칙을 고수함에 따라, 신계륜 사무총장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심위 결정을 겸허하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 이종호

#김민석 #박재승 #신계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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