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는 미니벨로로선 다소 무거운 14.4kg.
김대홍
1970~1980년대 큰 사랑을 받았던 짐받이가 넓은 자전거 무게는 대략 20㎏ 안팎. 당시 그 무거운 자전거를 '꼬맹이'들부터 할아버지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이용했다.
그 뒤에 '철TB'라는 애칭으로 불린 저가의 유사 MTB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일자핸들바 시대가 열렸다. '경품자전거'로 많이 나왔던 유사 MTB의 무게도 만만치 않아 16~18kg 정도 됐다.
그동안 대략 10㎏ 후반대 자전거가 널리 사랑을 받은 것이다. 무게를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던 분위기였다.
그러다 산악자전거(MTB, Mountain Bike) 인구가 많아지면서 낮은 무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오르막길을 올라야 하는 산악자전거에선 100g이라도 줄이는 게 관건. 10㎏ 중반을 넘어서는 자전거는 무겁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14.4㎏... 왜 알루미늄을 안 썼을까그렇다면 14.4㎏인 DM 브랜드 아메리칸 이글의 2008년 미니벨로(바퀴 크기 20인치 이하인 자전거)인 자전거 비노(VINO)를 지금 기준에선 무겁다고 해야 할까, 가볍다고 해야 할까.
산악자전거를 타는 동호회원 한 분이 들어보고선 "아이쿠, 이 무거운 걸 어떻게 타고 다녀"라고 했지만, 산에 가지 않고 긴 언덕을 넘지 않는다면 무난한 무게다.
'비노'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미니벨로 인기 모델인 비토(VITO)를 떠올렸다. 역시나다. 몸통 모양이 똑같다. 단순하면서 고급스러워 보이는 이 삼각형 몸통은 빌리언이 이미 선보인 바 있다. 비토·시보레 CMD-2021A가 모두 같은 몸통을 선보이고 있는데, 제일 선배는 '빌리언'이다.
빌리언과 비토·비조는 모두 철(Hi-Ten)로 몸통을 만들었다. 재질은 같지만 무게가 조금씩 다르다. 30만원대인 빌리언이 11.4㎏, 20만원대 중반인 비토가 12.3㎏ 정도 된다. 역시 그보다 가격대가 아래인 비노가 가장 무겁다.
그렇다면 가볍고 모양을 다양하게 낼 수 있는 알루미늄 합금 대신 철을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회사 측에선 "알루미늄보다 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용자들이 있어 철 자전거를 만들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비노를 타고 도로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