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신 : 14일 오후 6시] '친박' 오찬회동 결론 못내... 박근혜는 '침묵'
물갈이된 친박 핵심의원들이 14일 낮 오찬회동을 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모으지 못하고 헤어졌다.
'친박계'의 좌장인 김무성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재원·이규택·박종근·이인기·유기준·엄호성 의원 등은 이날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서청원 전 대표의 주재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자신들이 표적이 된 '대학살 공천'이라며 분개했지만, 향후 행보에 대해선 뜻을 모으지 못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집단 탈당을 한 뒤 '무소속 연대'를 구성해 각자도생하는 방안, 미래한국당(옛 참주인연합)이나 자유선진당 등 기존 정당 입당 등의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쉽게 뜻을 모으지 못하는 이유는 박근혜 전 대표의 침묵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깃발을 들지 않는 이상 섣불리 행보를 정하기 어려운 탓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까지 "잘못된 공천" "표적 공천"이라고 비판한 것 외에는 이렇다할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탈당도 주장하고 있으나 박 전 대표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한 측근 의원은 "현실적으로 박 전 대표가 당을 뛰쳐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나간다고 해도 계파 챙기기에만 몰두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 명분도 약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선 후보 경선 때 자신을 위해 총 들고 싸웠던 전사들이 피를 흘리고 있는데도 가만히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서운한 반응도 감지된다.
박 전 대표는 일단 서울 '강남벨트'(서초-강남-송파)의 공천 심사가 이뤄지는 16일까지는 침묵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강남벨트에는 경선 때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이혜훈 의원이 포함돼있다. 이 의원의 공천 결과에 따라 박 전 대표가 입을 열고 행동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2신 : 14일 낮 12시 35분]
눈물 보인 김무성 '탈당 선언'... "청와대가 공천 기획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근혜계'의 중진 김무성 최고위원이 공천심사 결과와 관련 청와대 외압설을 제기했다.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탈당도 선언했다. 회견 도중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14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뒤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을 사심에 가득한 자들이 망치고 있다"며 "이재오·이방호가 공천개혁을 빙자해 '박근혜 죽이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권을 장악하는 데 김무성이 가장 큰 장애물이 된다며 저를 몰아내려고 한다"면서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동지들을 파리 목숨처럼 날리고 있다"고 말하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청와대 기획설'을 제기했다. 그는 "이번 공천은 한마디로 '청와대 기획, 밀지 공천'"이라며 "공천 기준은 오로지 '청와대 마음대로'였다"고 주장했다.
공천심사위원회를 향해서도 "상대당은 '감동공천'을 하는데 우리는 '감정공천'을 했다"며 "공심위는 자신들이 청와대에 의해 조종되는 로봇·거수기였다는 데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비난했다.
'청와대 기획설'과 관련해서 그는 "정확한 정보를 제가 알고 있다. 안강민 공심위원장, 강재섭 대표, 이방호 사무총장, 청와대가 조율해서 만든 명단대로 (공천이) 됐다"며 구체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어제(13일) 회의 현장에서 박희태 의원 공천배제 변수가 돌발적으로 튀어나오니 청와대에서 '박희태를 반대하고 나오면 김무성을 같이 걸어라'(라고 지시)해 제가 탈락하게 됐다는 정확한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상대 당은 감동공천, 우리는 감정공천... 당 떠난다"
김 최고위원은 탈당을 선언하는 대목에서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그는 "제가 그토록 사랑하고 헌신했던 한나라당이 여기까지 온 데 대해 비통한 심정을 금치 못한다. 오늘 마음은 한나라당에 두고 몸은 떠난다"며 목이 메인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날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도 여론조사 수치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공천심사 결과에 대한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고 한다. 여론조사 결과가 월등히 높은데도 공천에서 탈락했거나 지지도가 현저히 낮은데도 공천이 내정된 것은 문제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안강민 위원장과 이방호 사무총장은 "여론조사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지역 상황별로 다르게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친박 진영 향후대응 모색... 일부 강경파 '집단탈당' 주장하기도
한편, 이날 김 최고위원은 탈당한 '친박' 의원들과 회동에 나선다.
전날에도 '친박' 의원들은 국회 의원회관의 김 최고위원 방에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의 거취에 대한 의견도 구체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박 전 대표를 비롯해 '친박' 진영이 집단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의원들은 "측근들이 공천에서 탈락했다는 이유로 박 전 대표가 탈당한다면 국민들 눈에는 계파 이익만 챙기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난감해했다는 후문이다.
이 외에도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기존 정당 중 하나를 골라 대거 입당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1신 : 14일 오전 8시 48분]
친이·친박 모두 쳐낸 한나라... 당사엔 '전운'
당사 주변 경호인력 늘려... 박근혜 "표적공천" 비판
14일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전날(13일) '친박'과 '친이'의 핵심을 모두 갈아 치운 공천심사 결과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9시 최고위원회를 열어 공천 내정자에 대한 최종 의결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그러나 최고위가 무사히 치러질지는 미지수다.
김무성 최고위원이 이미 "밀실사천이자 '박근혜 죽이기' 공천"이라며 "최고위에서 공천결과에 대해 따지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흡사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역시 공천에서 탈락한 당의 저격수이자 공안통인 정형근 최고위원의 반응도 주목된다.
혼란을 예상한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최고위 일정조차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오전 9시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가 열릴 예정이지만 취재진에게는 철저히 비공개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당사 주변 경찰 경호병력도 대폭 늘렸다. 당사 주변을 경찰버스로 둘러치고 기동대원을 두겹 세겹으로 줄지어 '인간 방어막'을 만들어놨다.
박근혜 전 대표의 반응도 강도가 높아졌다. 전날 공천결과에 대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알았다"고 한 데 이어 이날은 "분명히 잘못된 공천이다. 사적감정을 가지고 표적공천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정현 전 캠프 대변인이 전했다.
친박 쪽의 행동도 주목된다. 김무성 최고위원 등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을 포함해 친박 의원들이 대거 오찬회동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2008.03.14 08:48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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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보인 김무성 '탈당 선언'... "청와대가 공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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