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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겸 침실로 쓰던 방을 서재로 꾸몄다.
며칠 전, 침대를 옆방 짐방을 정리해서 한쪽 침대를 놓고 침실로 쓰기로 하고 서재는 말 그대로 서재로 쓰기로 하고 정리하고나니 넓고 좋다. 침대를 옮겨놓은 방은 좀 어설픈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차츰 나름대로 아늑한 공간으로 꾸며 갈 것이다.
이곳은 원래가 사무실용도로 된 구조로 되어 있어, 아쉽지만 그동안 침실 겸 서재로 써왔다. 이 방에만 들어오면 저절로 학습 분위기가 된다. 단지 침대 하나 들어내고 그 자리에 카펫을 깔고 그 위에는 내가 예전부터 쓰던 앉은 책상 하나를 놓고 그래도 넓어서 창가에는 장의자를 하나 놓았을 뿐인데 공간은 넓어지고 변화가 눈에 확 띈다.
그야말로 친교의 공간도 되고, 연구와 책 읽을 수 있는 서재가 되어서 흐뭇하다. 내가 늘 꿈꾸어 왔던 서재, 완벽하진 못해도 참 감사하다. 사방으로 둘러싸인 책들과 여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오랫동안 TV를 보지 않는 습관을 들여서 그런지, 가끔은 TV를 볼 일이 있지 않겠느냐고 우리는 의논을 모았고 지난 설날 전에 다시 TV를 들여놓았지만 하루 한번도 TV 리모콘을 누르지 않아 항상 자리만 거의 차지하고 있다. 뉴스는 인터넷으로 확인하면 되니까 말이다.
예전에는 저녁이면 하루를 마치고나면 저녁 식사 후엔 언제나 식탁 앞에서 그날 하루분의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이젠 서재의 작은 탁자 앞에 마주 앉아 오늘 하루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간단한 간식도 먹고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 나는 주로 오늘의 주요 뉴스를 전해주고, 남편은 오늘 바깥에서 있었던 얘기랑, 읽은 책, 점심은 뭘 먹었느냐는 둥 남들 보기엔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우리는 아주 큰 사건이라도 되는 것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다.
이곳은 충전과 휴식의 공간이다. 작은 변화가 큰 기쁨을 준다. 이 작은 변화가 남편에겐 아무래도 신기하고 놀랍기만 한가보다. 이 방에 들어올 때마다 거의 감탄을 한다. ‘와~이렇게 해놓고 보니까 참 좋네요.’ 아무리 봐도 좋은 모양이다. 절로 책을 펴서 읽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공간이다.
돈이 많아서 이것저것 인테리어 용품을 사서 꾸밀 정도로 화려하게 하진 못해도, 생활 속에서 아주 작은 변화는 눈에 보이고 마음을 유쾌하게 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는 모양이다. 아주 조금씩, 생활 속에 작은 변화를 주면서 더 아늑하고 따뜻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어가야겠다.
2008.03.15 19:14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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