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가 코 앞에 살다니.." 이웃들 '경악'

등록 2008.03.17 08:00수정 2008.03.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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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16일 경찰에 검거된 안양 초등학생 유괴.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실종된 초등학생들의 이웃에 거주했던 것으로 확인되자 동네 주민들은 "코 앞에 두고도 몰랐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혜진(11).우예슬(9) 양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안양8동에 살고있는 박모(36.여) 씨는 "유력한 용의자가 이웃에 살았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앞으로 무서워서 외출도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씨는 "흉악범이 옆집에 산다고 한들 알아낼 방법이 있겠느냐"며 "요즘은 아이들한테 경비 아저씨에게조차 인사하지 말라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딸이 실종된 아이들과 같은 명학초등학교에 다닌다는 송모(37.여) 씨는 "이웃이 오히려 더 무서운 세상"이라며 "동네 사람들을 다 알 수도 없는 노릇인데.. 외국처럼 전과자들은 칩이라도 달아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송 씨는 "이제는 이웃조차 무서워서 피해다녀야 하는 상황"이라며 "딸이 집 밖에 나가기만 해도 불안한 마음에 뒤쫓아가는 것은 물론 동네 사람이 아이한테 말만 걸어도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 양의 집 인근에 산다는 한 주민은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그런 사람이 한둘이겠느냐"며 "이번에 검거된 용의자도 나중에 풀려나서 다시 이 동네로 돌아오는 건 아닌지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저녁 늦게 안양 메트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 명학초교 어머니회 회원들은 용의자 검거 소식을 듣고 범인을 코 앞에 두고도 놓친 경찰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들은 "용의자가 혜진이 집에서 100여m 거리에 살았다는데 도대체 경찰은 뭘 하느라 붙잡는데 80일이나 걸렸는지 모르겠다"며 "경찰이 늑장부리는 동안 다른 피해자가 나왔을 지도 모르는 일 아니냐"고 비판했다.

 

"용의자가 아이들과 같은 교회에 다닌 사람이라는 소문을 들었다"는 한 학부모는 "애들이 끌려갔다면 목격자가 있을 법도 한데 그런 제보가 없었던 걸 보면 면식범의 소행이 분명하다"며 "경찰이 애초에 주변사람부터 수사했다면 더 빨리 잡았을 텐데 왜 그런 점을 간과했는지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lucid@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8.03.17 08:00ⓒ 2008 OhmyNews
#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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