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은 무섭고 통영고성은 우습더냐.”
한나라당이 서울 ‘동작을’에 공천을 받았던 이군현 의원을 경남 통영·고성에 전략공천하자 통영지역 한나라당 당원 50여명이 17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비난했다.
이처럼 한나라당 18대 총선 후보 공천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당원들의 탈당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이며, 탈락한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 선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에 내세울 부산·울산·경남지역 41개 선거구 후보를 모두 확정했다. 탈락한 후보들이 무소속 출마 내지 자유선진당과 미래한국당 등으로 출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남에서는 17개 선거구 가운데 10명이 새로운 인물.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부대변인을 지낸 조해진 후보(밀양·창녕)를 포함해 대부분 ‘친 이명박계’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여상규 후보(남해·하동)는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의 비자금 사건과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이 삼성 떡값 수수 의혹을 받았을 때 변호를 했다.
김명주 의원 “특정 계파 챙기기 위한 땜질 공천”
김명주 의원(통영·고성)은 무소속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공천 결정 뒤 홈페이지에 올린 글과 17일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이군현 의원을 공천한 것은 소장파에 대한 보복공천이며 특정계파 의원을 챙기기 위한 땜질 공천이고, 명백히 통영·고성 지역민들을 우습게 아는 교만공천”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이 전략공천지역으로 분류했을 때만 해도 공심위 결정에 따를 생각이었다”면서 “동작을 공천자가 민주당 정동영 후보에게 질 것 같으니 정몽준 의원에게 지역구를 내주고 우리 지역구에 대신 출마시키는 것이 개혁공천이고 전략공천인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는 지역민을 한나라당의 거수기로 착각하고 핫바지로 생각하는 교만스런 공천일 뿐”이라며 “특정인사에게 줄서기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4년 연속 ‘국정감사 우수 위원’ 평가에다 대선 결과 경남지역 득표율 1위인 지역 소장파 의원을 탈락시킨 보복공천이요 자파 인사를 구제하려는 땜질공천”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원 50여명은 통영시청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정동영 후보가 무서워 도망친 소신 없는 정치인을 통영·고성에 공천한 것은 통영시민과 고성군민을 한나라당 거수기로 착각하는 교만의 극치이며 계파의원 살리기 위한 꼼수”라며 “김명주 의원의 무소속 출마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무성 의원 등 무소속 출마 이어질듯
‘친 박근혜계’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은 부산 남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김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자 이종철 부산 남구청장과 남구을 지역 부산시의원, 구의원 전원은 지난 16일 탈당했다.
김 의원은 이번 한나라당 공천은 “개혁공천이 아니라 개판공천”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속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일 김무성 의원의 부산 사무실을 방문해 격려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김 의원은 18일 평화방송(열린세상오늘)과 한 인터뷰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이 두 번이나 전화를 하셔 가지고 ‘우째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노’ 하시면서 많이 노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구청장 출신인 박대해(부산 연제)·유재중(부산 수영)·이진복(부산 동래) 후보도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엄호성 의원(사하갑)은 미래한국당에 입당해 총선에 출마하기로 했으며, 권철현(부산 사상)·정형근(부산 북구강서갑)·이재웅(부산 동래) 의원도 조만간 무소속 출마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2008.03.18 11:03 | ⓒ 2008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