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 이어 동구청까지 왜 이래?

대전 동구청, 미확인 인물을 '독립운동가'로 소개

등록 2008.03.18 19:38수정 2008.03.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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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15일 열린 대전 인동장터 만세운동 재현행사

지난 15일 열린 대전 인동장터 만세운동 재현행사 ⓒ 곽진성

지난 15일 열린 대전 인동장터 만세운동 재현행사 ⓒ 곽진성

 

대전광역시 동구청이 공식 행사에서 항일행적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을 '독립운동가'로 소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대전 동구청(구청장 이장우)은 지난 15일 오후 대전 인동 장터에서 '인동장터 독립만세 운동 재현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1919년 3월 이곳 인동장터에서 있었던 만세운동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재현행사는 일제 침략-착취와 수탈-만세시위-대결로 형상화됐다.

 

문제는 주최 측이 이날 행사에서 계룡장학재단 이인구 이사장을 특별히 소개하면서 "독립운동가 이돈직 선생의 손자"라고 소개한 것. 하지만 이와 관련해 대전지방법원 제3민사부(재판장 이병렬)는 2006년 2월, '(이인구 이사장) 조부의 항일운동 행적은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는 <오마이뉴스> 보도에 대해  "진실에 부합하거나 진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최종 판단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이 이사장은 "조부의 반일 항일투쟁 경력을 조작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보도해 명예를 훼손하고 계룡건설의 사회적 가치를 저하시켰다"며 <오마이뉴스>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었다.

 

이같은 내용은 <오마이뉴스>를 비롯 MBC <PD수첩> 등을 통해 자세히 보도되었으나 이번에 또다시 항일운동과 관련해 공식석상에서 같은 문제가 재현된 것이다. 행사를 주관한 동구청 문화계 관계자는 "계룡장학재단에서 행사와 관련해 후원을 해줘 이인구 이사장을 초청하게 됐다"며 "이날 이사장을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소개한 이력 등은 계룡장학재단 비서실에서 보내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이사장의 조부의 항일운동 행적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보도 등은 미처 알지 못했다'며 "행사 직후 독립운동 관련 단체 사람들로부터 항의를 받고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복회 대전지부의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동구청에 인동장터 만세기념일 논란과 이 이사장의 조부는 독립운동 행적이 확인되지 않은 인물이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관련 자료까지 건네며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며 "이제 와서 몰랐다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는 지난 2000년 대전 은평공원에 이인구 이사장의 조부를 '독립운동가'라며 휘호비와 생애비를 세웠다. 하지만 대전시는 이 이사장 조부의 독립운동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보도 및 관련 평결에도 아직까지 비문 내용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

2008.03.18 19:38ⓒ 2008 OhmyNews
#독립운동가 #대전 동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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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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