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살 YH 김경숙사건, 정부는 공개사과하라"

"현 이명박 정부의 노동자 억압과 탄압 지양해야"

등록 2008.03.21 16:40수정 2008.03.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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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70년대 민주노동운동동지회 등은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구체적 진실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정부의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70년대 민주노동운동동지회 등은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구체적 진실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정부의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 70년대 민주노동운동동지회



'70년대민주노동운동동지회' '민족민주열사 희생자추모 단체연대회의' '민주화운동계승연대' '과거사청산범국민위원회' '민주노총' '전국민주유가족협회' 등은 21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숙 사망사건의 구체적 진실규명과 정부의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남상헌 70년대 민주노동운동 동지회 의장은 대표발언에서 "무려 27년만에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결과 YH 김경숙 사망사건이 공권력에 의한 타살임이 밝혀졌다"며 "이는 암울한 군사독재시절 유사한 사건들이 많았음에도 당시 독재정권에 의해 사실이 은폐되고 조작되었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이번 YH 김경숙 사망사건 진실 규명 발표를 계기로 또 다른 의혹들이 역사 앞에 올바르게 가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남 의장은 "YH노조 사건은 70년대 민주노조운동의 대표하는 사건으로 유신독재를 종식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며 "김경숙 동지가 국가폭력에 의해 죽음을 당한 것이 밝혀진 만큼, 정부당국은 이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고 명예회복과 보상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남 의장은 "YH노조 사건 이외에 동일방적노조 탄압·청계피복·원풍모방·콘트롤데이노조 강제해산 등을 비롯한 70년대 민주노조를 국가권력이 탄압한 사건의 진실을 조속히 밝혀야 한다"며 "정부는 이를 위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활동기간 연장과 조사권한 강화, 여산증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열사의 어머니 "정말 고맙다, 경숙이도 위안 받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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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김경숙 열사의 어머니 최영자씨는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30여년만에 사실이 이만큼이라도 밝혀진 데 대해 정말 고맙다"며 "억울하게 죽은 경숙이도 이제 조금이라도 위안을 받았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중기 추모연대 대표는 "과거 군사정권이 노동자들을 탄압해 억울한 죽음으로 몰아간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과거지향이 아니라 역사를 통해 미래를 조명하는 디딤돌"이라며 "현재 이명박 정부가 과거 권위주의 정부를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든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는 노동운동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시정하고 독재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기위해서는 노동탄압을 중단하고 국민화합을 도모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형숙 민족민주열사 추모연대 사무처장은 "이번 YH 진상규명은 포괄적인 측면에서 사건을 규명한 것으로 구체적인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며 "이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대통령이나 법무장관 등 정부의 책임있는 공개사과를 통해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일방적노조·청계피복·원풍모방·콘트롤데이터노조... 더 많은 진실규명 있어야"

지난 19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아래 진실화해위)는 1979년 YH노조의 신민당사 농성을 진압하던 중 노조원 김경숙씨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 "당시 경찰이 투신자살이라고 의도적으로 진실을 왜곡했고 당시 발표 내용도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건은 가발제조전문업체인 YH무역 대표가 외화도피 및 경영부실로 직장을 폐쇄하면서 YH노조 소속 여성노동자 187명을 해고하자 이들이 1979년 8월9일 신민당사 4층 강당에서 벌인 농성을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조사결과 경찰 등 1200여명의 진압부대가 진압장구 외에 벽돌·쇠파이프·의자 등 불법 장구를 사용해 여성노동자, 신민당 의원 및 당직자, 취재기자 등 100여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진압과정에서 YH노조 대의원이었던 김경숙씨가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김경숙씨 사망 사건에 대해 '"진압)작전개시 30분 전 스스로 동맥을 끊고 4층 강당 건물 뒤편 주차장 쪽 창문 아래로 투신자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실화해위가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기록 등을 조사한 결과, 김씨의 사체에는 동맥을 절단한 흔적이 없었으며, 오히려 손등에 파이프 등으로 가격당한 상처와 머리 뒤편에 무언가로 가격당한 치명적인 상처가 발견됐다.

경찰은 또 김씨가 진압 작전 개시 시각 이전인 오전 1시30분쯤 투신자살했다고 밝혔지만 당시 마포경찰서의 '부검 의뢰서'에는 추락시간이 강제해산 작전 개시 이후인 1979년 8월11일 오전 2시3분쯤으로 기재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당일 방송사 촬영 장면과 다수 경찰관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김경숙 씨의 추락지점은 경찰이 발표한 건물 뒤편 주차장 쪽이 아닌 건물 왼편 비상계단 아래로 확인됐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진실화해위는 "국가는 YH노조 김경숙씨 사망 관련 조작 의혹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김씨의 가족과 YH노조 여성노동자 및 폭행피해자 등에게 사과하고, 이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YH 노조 김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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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지역에서 노동분야와 사회분야 취재를 10여년동안해왔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빠른소식을 전할수 있는게기가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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