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꽃물결을 따라 갔습니다. 구례 산동의 노란꽃마을 산수유마을입니다. 상위, 반곡, 대음, 대양마을을 중심으로 한 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온천지가 노란 물감을 흩뿌려 놓은 듯 산수유 꽃이 만발했습니다. 지리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려오는 개울물소리가 봄날의 새싹만큼이나 푸르고 청아합니다.
상위마을 고샅길 돌담을 따라가며 마을 구경을 했습니다. 한봉의 일벌들이 윙윙대며 산수유 꽃 사이를 분주히 오갑니다. 돌이끼가 낀 돌담에는 산수유 꽃가지가 휘늘어져 꽃 터널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붕위에 활짝 핀 산수유 꽃가지는 환상적인 모습으로 내게 다가옵니다.
운치 있는 멋진 돌담길
연인들, 친구들, 알록달록 아름다운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아가씨들이 산수유 노란 꽃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친구와 함께 전주에서 여행을 왔다고 합니다. 산수유 꽃을 난생 처음 봤다는 김희정(27)양은 노란 봄이 올망졸망 한데 모여 있어 너무 예쁘다고 말합니다.
“봄이 올망졸망 모여 있어요. 너무 예뻐요.”
해마다 구례 산수유마을에 가면 잊지 않고 찾는 곳이 있습니다. 임병옥(78)씨 노부부가 운영하는 돌집민박의 뒷길입니다. 돌담길이 유난히 고풍스럽고 운치 있는 정말 멋있는 곳입니다. 산수유의 노란 꽃물결이 일렁일 때와 산수유의 붉은 열매가 익어갈 때면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집 앞에서 만난 할머니가 먼저 알아보고 반겨줍니다. 따끈하고 새콤한 산수유차 한잔을 건네줍니다. 따끈한 산수유차 한잔에 여행의 피로가 말끔히 가시는 기분입니다.
“집에서 끓이면 이런 맛이 안 나던데요?”
“설탕도 쪼깨 넣고, 꿀도 쪼깨 넣고, 대추도 있으면 넣어 봐요. 얼마나 맛있는지”
“꽃이 완전히 피었나요?”
“쪼끔 덜 피었그마”
“이번 주말이면 확 피어 불것소!”
산수유마을은 사시사철 어느 때 찾아가도 좋은 곳입니다. 봄이면 노란 산수유 꽃, 가을이면 산수유의 빨간 열매가 알알이 익어갑니다. 마을 전체를 산수유나무가 뒤덮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산수유의 3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계절에 맞는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봄에는 노란 꽃물결속에서 꽃놀이도 하고 고로쇠 수액 채취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 찾으면 계곡물에서 물놀이, 가을에는 산수유의 빨간 열매따기도 합니다. 겨울에 펼쳐지는 은빛눈꽃 세상도 아름답습니다.
온 마을을 노란 물감으로 채색해 놓은 듯
계곡으로 늘어진 산수유나무는 온통 꽃이 만발했습니다. 노란 물감으로 채색을 해놓은 듯합니다. 꽃 터널을 이룬 돌담길에서는 정겨움이 전해져 옵니다. 산수유 노란 꽃물결이 환상 그 자체입니다. 지리산 계곡의 투명한 물위에 비친 산수유 노란 꽃이 마음마저 환하게 해줍니다.
길을 따라 갑니다. 팔각정에는 마을 어르신과 관광객들이 함께 모여 있습니다. 칡차와 옥수수, 뻥튀기 등을 파는 상인들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상위마을의 전망대 산유정에 올라 내려다보는 산수유마을 풍경은 절로 감탄사를 자아내게 합니다.
굽이치는 길을 스쳐가는 풍경들이 멋집니다. 길을 내려가다 좌회전하여 대음, 반곡마을 방향으로 진입했습니다. 대음마을 앞에 가로놓인 목재 교각의 멋진 다리에서 연인들이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대음교는 멀리 지리산 자락에서 이어지는 하천을 따라 피어있는 산수유 꽃과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대양마을의 풍경도 참 멋집니다. 마을 앞 논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논을 일구고 있습니다. 대양마을에도 산수유 꽃이 만발했습니다. 야트막한 산자락에 안겨 있는 마을은 포근함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해질 무렵의 대양마을에 서서히 평온이 깃들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 찾아가면 만발한 산수유 꽃을 가슴 한가득 담고 올수 있습니다. 노란 산수유 꽃 속에서 기쁨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오가는 길가에서 따사로운 봄날의 화사함으로 다가오는 개나리꽃까지 덤으로.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3.22 12:49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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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보다 먼저 떠서 캄캄한 신새벽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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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망졸망 모여 있는 노란 봄, 너무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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