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의 추모하는 원담스님은 ‘덕숭산의 천진불’이었습니다.
임윤수
다른 사람들이야 영결식에 참석하고, 아름다운 회향에 합장 삼배를 올리며 구도자의 진면목을 깨닫는 것으로 스님에 대한 추모를 대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효가 지극하기로 소문난 상좌를 먼저 보내야 하는 원담스님께서는 출가수행자일지라도 자식을 앞세운 박복한 속인의 심정처럼 법장스님의 입적을 가슴에 묻게 될 거라며 걱정하는 걸 들었었습니다.
너무나 갑작스럽고, 감당하기 힘들만큼 커다란 슬픔이기에 당장은 법장스님의 입적을 알리지 않았을지라도 언젠가는 상좌인 법장스님의 입적을 알게 되셨을 스님의 노후는 가슴에 묻은 자식을 돌보는 시묘살이의 회한이 서린 아픔이며 수행이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사람들이 몰려옵니다. 헐렁한 잿빛 법복을 입은 할머니가 구부정한 허리를 펴가며 계단을 올라서고, 맵시 나게 정장을 차려입은 신사도 일주문을 들어서 행사장으로 몰려옵니다. 영결식이 시작되려면 아직 두 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하는데 더 이상 한적함은 찾을 수 없을 만큼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스님의 영결식장은 사부대중이 모여드는 대하의 도도함이며 법력의 바다전국에 산재한 산사(山寺)에서 오로지 수행자로서의 삶만을 갈구하던 스님들께서도 속속 도착합니다. 운수행각, 떠다니는 구름이나, 흘러가는 물처럼 머무름 없이 깨우침을 찾아다니는 게 스님들의 삶이기에 도반이면서도 만나지 못했던 도반을 큰스님의 영결식장에서 만나고 있으니 원담 방장스님의 입적은 사부대중을 한 곳으로 모여들게 하는 대하의 도도함이며 법력의 바다r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