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계열 지식인들이 출간한 '대안교과서 한국 근ㆍ현대사'.
오마이뉴스
뉴라이트 계열 지식인들이 한국 근현대사를 서술한 ‘대안교과서’를 출간하자 학계와 네티즌들의 비판이 폭주하고 있다. 인터넷상에는 벌써부터 '출간 금지 가처분'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뉴라이트 계열의 지식인들이 '대안교과서'를 편찬한 이유는 "현행 교과서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좌편향적 역사인식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교과서 상에는 기존의 역사상식을 뛰어넘으려는 시도를 곳곳에서 하고 있다.
이들은 이 책에서 ‘동학농민운동’을 ‘동학농민봉기’로 평가절하하면서 유교적인 근왕주의에 입각한 복고적 운동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이승만은 '대한민국의 건국자이자 수호자'로 평가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주역'으로 평가했다. 책임편집을 맡은 이영훈 서울대 교수는 “평범한 한국인이 처음 들으면 당황스럽게 생각하거나 정면으로 응시하기 난처한 사실도 있는 그대로 썼다”고 밝혔다.
색깔공세 하던 사람들이 색깔론 펴고 있다하지만 학계에서는 학문적인 부분에 있어서 전문가들이 아닌 사람들이 편찬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중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으로 판단하기는 아직 섣부르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 입장을 정리 하겠지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특히 "당장 교과서에 사용될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굳이 시비걸 필요는 없지만 학문적으로는 정말 많은 문제점이 숨어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책을 펴낸 '교과서포럼' 인사들 중) 현대사 전공자는 거의 없는게 문제”라고 밝혔다.
일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역사교과서 모임’의 전 회장 김종훈 교사는 “역사적인 인식이나 해석은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열어놓고 논쟁해야 하는데 그쪽은 늘 ‘좌파다’라는 색깔공세로 비난을 하는 층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진보적인 역사인식을 일방적으로 몰아세우기 위한 의미로 편찬되었다면 그 자체는 분명 잘못되었다”고 비판했다.
인터넷 상에서도 논란이 과열되고 있다. 24일 11시 현재 <네이버>에는 수천개의 댓글이 올라왔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대안 교과서’의 출간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는 분위기다. 잘못된 역사인식과 서술로 인해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격한 댓글을 올리는 네티즌들도 많다.
한 네티즌은 “이 땅에 우리는 매국노를 키우고 말았다. 권력을 업고 이젠 그 졸개까지 나서서 역사를 왜곡하고 조국을 위해 피흘린 분들의 명예를 밟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고, “이러다가 안중근 의사가 테러리스트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걱정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또한 한 네티즌은 “이래서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과거를 청산하지 않으면) 이런 짓거리들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과거는 과거라고 오직 경제만 하자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고 주장했다.
출간 중지를 위한 서명운동도 벌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