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저자 한성희는 파주가 고향이라 어릴 때부터 공·순·영릉과 가까이 지냈다고 한다. 고등학교때까지 소풍도 늘 그곳으로 다녔기 때문에 친숙하기도 해 어느날 부터 왕릉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연재로 발전했고 책으로까지 발간되었다 한다. 그리고 마지막 한 마디!
"다시는 연재하지 않겠다!"
연재가 그만큼 힘들었다는 얘기일 것이다. 저자는 힘들었을지 모르겠으나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조선왕릉 거의 모두를 다 발로 뛰고 연구하면서 내놓은 책이라 현장감도 있고 여기자 특유의 섬세함이 더해져 글을 읽는 맛이 좋다.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콕' 찝어내 시원하게 해결해 주는 것 역시 '글 맛'이 좋은 이유중 하나. 왕릉의 부장품으로 금빛 찬란한 왕관이나 값 비싼 금붙이 등이 들어 있는 줄만 알았던 나의 기대가 여지없이 깨어진 것도 그 중의 한 대목이 될 것이다.
또 여지껏 나왔던 여타의 왕릉 소개서와는 달리 세자나 왕자, 공주나 옹주의 능원묘까지도 취재의 대상으로 삼아 그 내용이 한층 더 풍부해 왕릉에 대해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이다.
다만 공·순·영릉을 '자신만의 정원'이라고 표현하면서 큰 애정을 나타내고 있으나 그 바라보는 방향이 나와는 조금 다른 면도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본다.
대부분의 왕릉은 능상을 비롯한 많은 부분을 목책을 둘러 비공개하고 있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왕릉을 찾아가 봐야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잔디와 정자각 정도일 뿐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자신은 다른 이들이 감히 들어가 볼 수 없는 왕릉 숲 속 '자신만의 정원'을 유유히 걸으며 일종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
그곳에 들어가 볼 수 없는 이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는 부분인데 문제는 그런 표현이 여러 번 반복되고 있다는 것에 있다. 물론 저자는 문화유산 해설을 하면서 관람객들에게 석물 등을 볼 수 있도록 일부러 안내까지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혜택은 여전히 한 기자의 주변에 국한돼 있을 뿐이다.
문화재는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고 감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왕릉도 예외는 아니어서 훼손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관람로 등을 따로 만들어 능을 찾는 모든 이들이 당시 우리나라 석조예술의 꽃이라 불리우는 석물등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문화재는 특혜받는 일부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008.03.26 15:59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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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자가 파헤친 조선왕릉의 비밀 1
한성희 지음,
솔지미디어,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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