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 출마 여부를 고민해온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이 긴급 회견을 위해 25일 오전 서울 은평구 구산동 자택에 들어서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오대일
'평생 비주류'였던 이재오 의원의 주류 등극 여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한때 대통령의 가장 핵심측근으로 당내에선 '실세 중의 실세'로 불렸지만, 이상득 부의장과의 힘겨루기에서 일단 판정패했다. 바꿔 말하면 청와대와의 사이가 멀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부의장의 의중이 곧 대통령의 뜻"(한 핵심당직자)으로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가장 당내 입지가 어려워진 건 역시 이 의원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재오 파워'를 무시하지 못한다. '이상득 공천 반납' 기자회견에 이름을 올린 55명의 총선후보들이 이를 상징한다.
한 당직자는 "이 의원을 측면 지원하는 당협위원장들이 적지 않은 숫자다. 이번에 모인 55명도 '이재오의 힘'이라고 보면 된다"며 "이는 이 의원이 대표 경선에 출마할 경우의 당선 가능성과도 직결된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 의원이 만약 총선에서 패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에게 크게 뒤지고 있다. 당내에선 "측근들 공천에 힘써주고 정작 자신은 배지도 못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돈다.
그가 낙선할 경우, 당 대표 출마 여부부터가 불투명해진다. 박근혜계에서는 "이 의원이 낙선하면 정치생명도 함께 끝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범 이명박계'의 분화도 이 의원에게는 유리하지 않은 조건이다. '범이계'는 이번 거사로 이른바 '이재오 직계'와 정두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소장그룹으로 갈렸다.
이 의원과 정 의원은 각각 이 대통령의 핵심측근이었지만, 대선 직후 이상득 부의장의 '형님정치'가 시작되면서 공동 견제에 나선 바 있다. 이번 거사 초기에도 두 그룹은 일시 협력했지만, 결국 등을 돌렸다.
정 의원은 지난 25일 "이 부의장의 불출마가 바른 길이고 이 전 최고위원도 불출마하겠다고 해서 소장파가 50명 이상 뜻을 모았던 건데 이제 와서 자신은 출마하겠다고 하니까 다들 황당해하고 있다"며 이 의원을 비판했다.
[이상득] '상왕'의 의중은 과연 어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