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8.04.07 18:17수정 2008.04.07 18:52
인구는 17만명에 불과하지만 크기는 전국 최대를 자랑하는 태백·영월·평창·정선 지역 선거구. 7일 마지막 선거 유세장이 될 정선 장날을 찾았다.
[한나라당] "이광재 후보를 꺾기 위해 나왔습니다!"
정선 장날을 맞아 18대 총선에 입후보한 통합민주당 후보인 이광재 의원과 정치 신인인 한나라당 최동규 후보가 거리 유세를 위해 한 시간 차를 두고 같은 장소인 정선 신협 앞에 나타났다. 먼저 최동규 후보측 성희직 전 도의원이 선거 연설원으로 광부 차림 복장을 하고 마이크를 잡았다.
"이광재 후보를 꺾기 위해 나왔습니다!!"
그렇게 일성을 내뱉은 성희직씨는 2년 전 강원랜드 상임이사직을 놓고 이광재 의원과 갈등을 빚다 등을 지게 된 인물이다.
민중당으로 도의원에 당선된 후 민주당 당적으로 강원도의회 3선 의원을 지낼 때만 해도 이광재 의원과는 '호형호제' 하던 사이었다. 그러던 그가 민주당을 떠나 '이광재 죽이기'의 선봉에 서서 이광재 의원의 과거 행적에 관한 의혹들을 거론한 것.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반응은 '의아하다' 였다. 지난 17대 총선 때만 해도 이광재 의원을 국회에 보내기 위해 선거 유세를 하던 이가 이번엔 한나라당에 입당해 이광재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민주당] "국회의원은 일회용 밴드가 아닙니다!"
최동규 후보의 선거 유세 차량이 자리를 뜨자 이광재 후보 선거 유세 차량이 자리를 잡았다. 유니폼을 차려입은 선거운동원은 한나라당에 비해 배는 많았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정선군의회 최승준 의장. 전국의 기초의회가 한나라당에 잠식되어 있지만 유독 정선만큼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군의회를 장악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유세 현장엔 정선군의회 의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어 등장한 깜짝 카드는 신문선(명지대 교수) 축구 해설위원이다. 전격적으로 정선을 찾은 신문선씨는 축구에 비유한 특유의 화법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광재 의원, 지난 4년간 멋진 골을 많이 넣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좋은 패스를 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정선 지역 유권자들께서 이광재 의원을 위해 패스도 하고 센터링도 해주어야 합니다. 군민여러분들께서 멋진 어시스트를 해 주면 이광재 의원은 더 많은 골을 넣을 것입니다. 그럴 능력이 있는 선수가 이광재 후보입니다."
[비장의 무기] 최동규 후보와 이광재 후보가 내건 공약은?
선거 막판 표심을 흔들 비장의 무기는 무엇일까.
한나라당 최동규 후보는 폐광지역을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하여 지역을 살리겠다며 지역 문제를 짚었다. 이어 '1경로당-1중소기업' 자매 결연을 추진하겠다고 지역 노인층을 공략했다. 어르신들이 있는 가정마다 취업을 알선해 편히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광재 후보는 "지난해 된장을 200만원어치나 팔았다"는 말로 표심을 파고들었다. 정선의 명산인 가라왕산 자락에다 대규모 된장공장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이광재 후보는, 평창의 서울대농생대와 함께 영월 주천의 두부공장과 가리왕산 달뜨락마을의 된장공장을 '농촌 살리기 프로젝트'로 벨트화 하여 농촌 지역의 경제를 살려보겠다며 유권자들의 가슴으로 파고 들었다. 또한 '경로당 지원 특별법'을 만들어 경로당에 월 50만원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노인 공약은 이 지역 최대 관심사를 반영한다.
일 잘하는 국회의원으로 남고 싶다는 이광재 후보. 힘 있는 여당 의원이 있어야만 지역을 살릴 수 있다는 최동규 후보. 둘은 한 시간 차를 두고 선거 유세를 끝내고 이광재 후보는 태백으로, 최동규 후보는 강원랜드가 있는 고한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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