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배에서 행상 하는 참족여인과 아이한때 동남 아시아를 호령했던 참파왕국의 후예들은 수상촌에 사는 소수 민족으로 전락했다.
김대호
내 기억 속의 아버지
꿈속에서 몽환처럼 아버지의 둥지를 만난다. 여섯 살 나는 송아지만큼 큰 숫염소를 타기도 하고, 팔려가던 날 누렁이 눈에 고이던 왕방울 눈물에 섧게 따라 울기도 한다. 초가지붕 속에 숨어든 참새 알을 훔치기도 하고, 사과 궤짝을 밟고 처마에 걸린 보리밥 광주리에 허기진 여린 손을 넣기도 한다.
스물일곱 아버지는 군 입대를 앞두고 지게로 남의 전답에 석달 열흘 흙을 넣어 중병에 걸린 환자를 격리하던 낡은 움막을 사서 두 딸아이와 아내에게 선물했다. 남의 집 문간방 살이 7년 만에 아이들은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방구들이 꺼지라고 뛰어놀 수 있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만든 둥지에서 3년 동안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