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초비빔밥을 고추장을 넣고 비비고 있다. 보기만해도 꿀꺽 침이 넘어간다.구수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조정숙
점심시간이 지나 우린 이미 점심을 먹은 뒤였지만, '참살이'라는 상호가 맘에 들어 무작정 들어가 봤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대여섯 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식사를 한 뒤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반가이 맞아주는 주인께 <오마이뉴스> 시민기잔데 점심은 먹었지만 참살이 해초비빔밥과 해초로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취재해서 기사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모여 있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그럼 어느 방송국에서 왔어요?"라고 물어본다.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라서인지 방송국에서 나와 취재 하는 줄 알았나보다. 나는 <오마이뉴스>는 인터넷 뉴스라고 얘기 했더니 "그럼 인터넷이면 우리 아이들에게 얘기하면 알겠네요!" 라며 관심을 보인다. 또 "어쨌거나 반가운 일이네요. 기사 잘 써주세요!"라며 한 마디 거든다.
주인은 "여부가 있당가요? 지야 고맙쥬 뭐 그라믄 우리 집이 뉴스에 나오남유?"라며 부지런한 손놀림으로 해초 비빔밥을 만든다. 점심을 먹었지만 구수한 냄새에 반해 참살이 해초비빔밥을 먹어본다. 해초 비빔밥에는 9~12가지 해초가 들어가는데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바다의 향을 가득 담고 있어 입맛을 돋우고 간간히 톡톡 터지는 날치알 또한 입안을 즐겁게 해준다.
해초 비빔밥의 매력에 푹 빠져 가는데 오늘 새로 개발한 요리라며 처음으로 만든 해초 어묵까지 덤으로 준다. 새로운 메뉴로 내놓을 음식이란다. 배가 불렀지만 처음 만들었다는 해초 묵은 먹어보지 않고는 맛을 알리가 없기 때문에 가지런히 썰어놓은 해초 묵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본다.
"음! 야들야들하면서 상큼한 바다 향까지 곁들여 제대로다."
주인의 푸짐한 인심에 마음도 넉넉해진다. 해초묵은 뭘로 만드는지 궁금하여 물어보니 한천, 곤약, 해초를 이용하여 만들었단다. 다른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참살이 그대로다. 주인은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미역으로 만든 묵도 가져온다. 더 이상 먹을 수가 없다고 하는데도 "한입만 드셔 보세요"라고 한다. 시골 인심을 거부할 수 없어 미역 묵에 다시 젓가락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