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으로 오세요.할미꽃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강기희
동강할미꽃은 한 생애가 저물 때에도 피어 있었고,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에도 피어있었습니다. 평일임에도 동강에 사람들이 제법 있습니다. 산책을 나온 이도 있지만 대개는 동강할미꽃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이들입니다.
포항에서 온 이도 있고, 목포에서 온 이도 있습니다. 그들을 먼 이곳까지 부른 것은 동강의 바람도 아니고, 이 마을의 사람들도 아닙니다. 그들을 강변마을로 오게한 것은 동강할미꽃입니다.
봄볕을 받으며 동강을 거닐었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이 좋습니다. 혼자 강변을 걷지만 심심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벗이 되어 함께 걸어주는 도반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도 호사라는 생각이 드는 한낮 오후입니다.
한없이 천천이 걸어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 동강에선 사람도 자연의 일부입니다. 물 흐름의 속도에 맞추어 걷다보면 수줍게 피어나는 동강할미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할미꽃이기보다 아름다운 미녀 같은 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