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전 안의 용상임금이 앉아 정사를 보던 인정전 안의 용상, 그 뒤엔 일월오악병이 보인다.
김영조
인정전 안을 들여다보려는 많은 사람 사이로 용상을 바라본다. 용상 뒤에는 늘 있는 것이지만 일월오악병(日月五岳屛)을 둘렀다. 일월오악병에는 해와 달, 다섯 봉우리, 붉은 소나무, 두 줄기 폭포, 푸른 물결이 있는 그림인데 오봉산일월도라고도 부르며, 임금이 앉는 자리라면 어디에나 설치되었던 것으로 왕권의 무궁한 발전과 번성을 비손하는 뜻이 담겨 있다.
매화밭으로 자리를 옮기니 이미 매화는 많이 시들었고, 대신 진달래, 개나리, 벚꽃, 산수유들이 흐드러졌다. 이제 이 꽃들은 우리에게 꽃보라를 선물할 테고 그 꽃보라 속을 거니는 우리는 꽃멀미를 하게 되겠지. 그렇게 우리의 봄날은 가고 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