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크고 안경 쓴 키 작은 애들은 안돼?

외모로 평가 받는 여성, Mnet 프로그램 'Check it girl'

등록 2008.04.17 20:38수정 2008.04.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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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안 좋아. 물 안 좋아."

"그냥 뭐라고 해야 되지? 평범해, 평범."

"(It girl) 아니야. 얼굴이 이만해(얼굴이 크다는 의미)."

"키만 크다."

"연세대 실망이야."

 

케이블 방송 Mnet의 <Check it girl>에서 무작위로 찍힌 여성들에 대해 나온 말이다. 물론 여성들이 기대했던 외모 기준에 미치치 못했음을 뜻한다. 방송 이후 누리꾼들은 외모를 평가하는 표현들이 불쾌했다는 의견들을 프로그램 게시판에 올리고 있다.

 

외모 지상주의. 이제 너무 자주 들어 식상한 말이다. 하지만 <Check it girl>은 에스 라인이 없고 예쁘지 않은 여성들에게 여전히 이러한 잣대가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쁜 여성을 찾는 방송

 

a   < Check it girl >의 한 장면 대학교에서 it girl 후보를 찾고 있다.

< Check it girl >의 한 장면 대학교에서 it girl 후보를 찾고 있다. ⓒ Mnet

▲ < Check it girl >의 한 장면 대학교에서 it girl 후보를 찾고 있다. ⓒ Mnet

 

a < Check it girl >의 한 장면 고등학교에서 it girl 후보를 찾고있다.

< Check it girl >의 한 장면 고등학교에서 it girl 후보를 찾고있다. ⓒ 최재혁

▲ < Check it girl >의 한 장면 고등학교에서 it girl 후보를 찾고있다. ⓒ 최재혁

 

'it girl'은 '섹시한(매력적인) 젊은 여성'을 뜻한다. 이 프로그램은 'it girl'이라고 할 만한 여성을 찾아 한 의류 브랜드의 새 모델로 발탁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클럽, 학교, 레스토랑 등을 직접 돌아다니며 후보들을 찾아 다닌다.

 

지난 14일 방송된 5회에서는 작가와 PD가 'it girl' 후보들을 찾아 다니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여성의 외모를 비하하는 표현들이 여과 없이 방영됐다. '예쁜 친구'를 찾는 이 프로그램에서 여성을 평가하는 기준은 예쁜 외모와 큰 키, 옷 입는 스타일이다. 

 

"얼굴 크고 안경 쓰고 키 작은 애들은 사람도 아닌가요?"

 

아이디 'jnspencer'는 "추적 영상 화면을 볼 때 불쾌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여자 작가분과 남자분 두 분은 말을 정말 못 가려서 하시더군요"라는 의견을 올렸고 아이디 'hrs87'는 "얼굴 크고 안경 쓰고 키 작은 애들은 사람도 아닌가요? 너무 인격을 무시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비판했다.

 

아이디 'miziwang'은 "사람들의 외모에 대해 무지막지한 인신 공격성 발언"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고 아이디 'toemtjf'도 "도대체 잇걸이란 게 뭐냐"며 “얼굴 조그만 하고 몸매 끝내주는 예쁜 사람"만 찾는 프로그램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외에도 대학교에서 찾은 'it girl' 후보의 가방을 허락 없이 뒤지는 장면도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의 후보 심사위원인 디자이너 정구호는 후보들의 심사 기준에 대해 말했다.

 

"요즘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고 굉장히 스타일리시하고 또 매너도 갖췄고 외모도 갖췄고 정말 시대의 트렌드에 딱 맞는 그런 'it girl'을 찾고 싶어요."

 

도대체 어떤 여성을 찾는 것일까? 내면적 매력과 개성은 어디 가고 외모 때문에 불쾌한 말을 들어야 하다니. 성이 상품화되면 서로를 존중 받는 인격체로 인정하기 보다는 성적 대상으로 평가되기 십상이다. 여성은 결코 외모로만 판단되는 존재가 아닌 인격체다. 선정적 방송으로 치우치지 않는 제작진의 책임 있는 방송이 요구된다.

2008.04.17 20:38ⓒ 2008 OhmyNews
#CHECK IT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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