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된 소설2이 책에 김성동의 '오막살이 집 한 채'가 실려 있다
이종찬
"김성동은 <만다라> 발표 이후 생계를 위해 문학의 순수성과 관련된 본격문학에 집중하기보다는 추리소설을 창작하거나 신문에 역사소설을 연재하였다. 그와 동시에 구도적인 경향을 종교에서 바둑으로 관심 영역을 확장하여 <국수>와 같은 작품을 창작하기도 하고, 사회적 관심을 보인 <영부인 마님 정말 너무해요>와 같은 작품 등을 발표하였다."-<소설2> 661쪽
작가는 이에 대해 "나는 추리소설을 쓰거나 신문에 역사소설을 연재한 적이 없다. 아마 나를 김성종으로 착각한 것 같다. <영부인 마님 정말 너무해요>도 여러 작가들이 함께 쓴 콩트집 제목이다. '오막살이 집 한 채'와 <국수>에 바둑이 등장하긴 하지만, 이는 단지 소도구일 뿐 소설의 본질적 주제와 연관이 없다"(
오마이뉴스 4월12일자 참조)고 못박은 바 있다.
'오막살이 집 한 채'에 대한 평자의 해설도 엉터리다. 평자는 이 작품을 "광주민주항쟁과 관련된 후일담 소설"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광주항쟁이 아니라 "굳이 시대적으로 분류하자면" 6.25전쟁 전후다. 이에 따라 작가는 지난 1월7일 문지 측에 장문의 편지를 보내 오류를 꼼꼼히 지적했다.
하지만 문지 측은 작가에게 "있어서는 안 될 큰 실수였다. 2월 중순께 우찬제 교수의 해제를 받아 작가에게 보여드리고 재수록하겠다"는 짧은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4월 중순에 이르도록 그 어떤 답신도 보내지 않고 있다가 이 사실이 <오마이뉴스>를 통해 기사화되자 지난 18일(금) 서둘러 작가를 찾아가 그동안의 경위를 설명하고 용서를 구했다.
이날 문지 측은 작가가 요구한 <소설2> 서점판매부수를 공개하고, 서점 측에 <소설2>의 제작상 오류가 있어 4월25일까지 <소설2> 반품을 요구하는 문안을 작가에게 보여줬다. 이와 함께 <문학과사회> 여름호에 이번 사건에 따른 공식 사과문을 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작가 김성동은 이제 그 정도로는 어림없다는 투다.
작가 김성동, 문지에 7억2천만원 손해배상소송 청구 "3000부 찍었는데 지금까지 928부가 나갔지만 실제 판매부수는 700부라고 그러면서 용서를 구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용서하고 말고 할 게 아니고 <실천문학> 여름호에 이번 사건을 다룬 단편소설 '발괄하는 앵벌이'를 발표한 뒤에 법적 소송을 하겠다고 그랬지요."작가 김성동은 "도시노동자 최저생계비가 월 200만원이니 1년이면 2400만원"이라며 "여기에 작가생활 30년을 보태면 7억2천만원이 나오니까 7억2천만원을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소송비용도 만만치 않다. 작가는 이에 대해 "가난한 작가에게 무슨 돈이 있겠느냐? 뜻있는 변호사가 이번 사건을 맡아 소송비용을 먼저 내주면 승소한 뒤에 돌려주면 되지 않겠느냐"며 "저를 도와줄 후원인이나 변호사를 안타깝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