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희씨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서 한우를 사육한다.
장태욱
실제 한우농가의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 제주시 한림읍 금악에 있는 한우 농가를 찾았다. 금악에서 태어나서 한우를 키우고 있는 김충희(45)씨를 22일 만났다.
김충희씨는 부인 한경례씨와 세 딸을 거느린 가장으로 자신이 소유한 6000평의 농경지에 한우 축사를 지어 80마리의 한우를 키우고 있다. 그의 가족은 축사 옆에 지은 조립식 주택에서 생활한다.
"송아지 사서 키우면 요즘은 무조건 100만원 적자" 금악은 배후에 이시돌목장을 제외하고도 50만평의 넓은 마을 공동목장을 가지고 있는 마을이다. 김충희씨도 이 마을 목장에서 소를 방목하기도 하고, 마을목장의 일부에서 사료를 재배하여 소에게 공급하기도 한다. 금악마을은 축산농가에게는 조건이 좋은 마을이다.
- 축산 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연 수익은 어느 정도 되는가?"얼마 전까지 한우 200두를 키우다가 한미FTA 협상이 진행 될 무렵 80두 정도로 규모를 줄었다. 한우는 국제시장에서 11년에서 12년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데, 이를 캐틀 사이클(cattle cycle)이라 한다. 95년부터 2000년까지를 하락기라 한다면, 2000년 이후부터 한미FTA협상이 진행되던 2007년 까지 국내 한우농가는 호황기를 누렸다. 이 호황기가 끝나갈 무렵 비육소는 팔고, 송아지는 늘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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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소 한 마리를 비육시켜서 시장에 내다팔기 위해 몇 개월간 어느 정도의 비용을 투자해야하는가?
"송아지 구입비용이 200만원 정도다. 최근 사료값이 많이 올랐다. 25㎏ 기준으로 작년에 6000원이던 사료가 지금은 1만원을 넘고 있다. 출하시 까지 소 한 마리가 1일 평균 6.5㎏의 사료를 먹는다. 한 달이면 9만원이다. 이렇게 30개월을 먹이려면 한 마리가 270만원 어치의 사료를 먹는다. 여기에 건초를 먹는 비용까지 합하면 약 350만원이 든다. 송아지 구입비에 합산하면 비육소 한 마리 원가가 550만원이다. 그런데 지금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450만원이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100만원 적자가 나는 셈이다."
- 농가 부채는 농촌이 안고 있는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어느 정도인가?"축산은 다른 농업에 비해 자본집약적인 분야다. 송아지 100두만 구입하려고 해도 2억원이 든다. 거기에 축사를 300평 정도 지으려면 1억5000만원이 추가된다. 다른 기계를 구입하는데 들어가는 돈을 합하면 부채 4억은 기본으로 가지고 간다. 나도 부채가 그 정도인데, 대부분 금리 3% 안팎의 저리자금이다. 만약 여기에 일반 시중은행 대출금비중이 크게 들어있는 농가는 경영이 어렵다고 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