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6일 오후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회원 10여명이 사학법 개정에 반발해서 신입생 배정을 거부하는 사학재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영훈고등학교 앞에서 열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18대 국회의원 선거를 전후하여 최근 정치권과 사학재단의 사학법 폐지 또는 원상회복 목소리가 높다. 사학의 문제는 일부이기 때문에, 과거의 문제이기 때문에 더 이상 사학비리를 이유로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지금 전국의 사립학교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언론에 사학 관련 기사가 별로 없으니 조용해 보인다. 과연 그럴까? 최근 사학에 잇따라 내려지고 있는 법의 철퇴를 보면 사학재단과 한나라당의 사학법 발언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소리인지 삼척 동자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언론은 이런 사학의 비리와 전횡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을까? 언론에 안 나오는 사학의 참상에 대해서 조금만 살펴보자.
① 강진 성화대학 이사장 겸 학장의 50억 횡령과 구속 사건 - 80명 징계4월 21일 검찰에 따르면 강진의 항공분야 특성화대학인 성화대학의 이사장과 학장을 겸직하고 있는 이아무개씨(현행 사학법상 학교장의 이사장 겸직 자체가 불법임)는 2004년에서 2006년 사이에 국비 지원금과 교비 등 5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횡령 규모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영장을 발부 받아 계좌 추적작업과 함께 여죄를 집중 추궁 중이다.
이 학교는 교육부의 정기 감사에서 적발되어 학장 등 80여명에 대해 해임 등 징계가 내려졌다. 그런데 조중동을 비롯하여 그 어느 언론·방송에도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 왜일까?
② 한나라당 3선의원 출신 친박연대 당선자 김일윤 이사장 구속18대 총선 후 벌써 3명의 당선자가 구속되는 등 수많은 당선자들이 검찰 수사에 떨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구속된 한나라당 4선 의원 출신의 친박연대 김일윤이다. 그는 S대와 K대, S고를 운영하고 있는 W사학의 이사장이다. 또한 90년대 초 서울의 대표적인 분규 사학이었던 K학원의 이사장이었는데 지금은 아내가 이사장을 하고 있다.
이미 그의 선거 운동원 등 10명이 구속되었는데 이런 금품 선거 주도자로 제일 먼저 구속된 사람이 아내가 이사장인 서울 K사학 행정직원이다. 그리고 이들이 돈을 주고 받다가 걸린 곳이 김 당선자가 이사장인 경주 S대학의 주차장이다. 이것이 상징하는 바가 크다.
이번에 김 당선자가 구속된 것은 그가 직접 불법 선거자금을 제공했는 혐의이다. 지금 언론이 김 당선자의 구속을 보도하면서 빼먹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그가 한나라당 출신의 3선 의원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가 그가 사학 이사장이며, 그의 아내 역시 또 다른 사학 이사장이라는 점이다. 검찰 수사에서 사학과의 연관성에 대해서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③ 대법원, 영덕여고 내부비리 고발자 복직 판결지난 3월 대법원에서 매우 의미있는 판결이 나왔다. 경북의 영덕여고 행정실 직원이었던 김모씨는 학교장의 비리를 폭로하여 교장이 횡령 유죄선고를 받았고 학교에는 임시이사가 파견되었다. 쫓겨난 교장의 동생이 교감으로 임명된 것에 반대하고 학교 비리를 폭로하였다는 이유로 학교로부터 해고를 당하였다가 긴 법정 공방을 거쳐 드디어 대법원에서 해고 무효로 복직 판결을 받았다.
이는 사학 비리를 고발하였다가 해고된 후 법원에 의해 복직이 확정된 거의 첫 사례인데도 어느 언론에서도 보도되지 않았다. 지금도 서울 동일여고 조연희 교사를 비롯하여 학교 비리를 고발하였다가 해고당해 거리를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선례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를 계기로 사학의 내부비리 고발자를 보호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함에도 어느 언론도, 어느 정치 세력도 관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