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24일(현지 시각) "북한과 시리아가 핵 협력을 했다"고 공식 성명을 냈다.
이에 대해 북핵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이미 북한과 미국이 싱가포르 합의에서 가닥을 잡았기 때문에 6자회담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들은 후자의 입장이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시리아가 지난 2007년 9월 6일까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원자로를 동부지역 사막에 비밀스럽게 건설하고 있었다"며 "우리는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북한이 시리아의 비밀스런 핵활동에 협력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 "북한-시리아 핵협력"... 앞으로의 영향은?
이날 성명에서 페리노 대변인은 "지난해 9월 6일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시리아의) 원자로가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믿고 있다"며 "시리아는 원자로 건설 사실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하지 않았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설이 파괴된 이후에는 신속히 증거가 될 지역을 덮어버렸다"고 비판했다.
백악관 성명에 앞서 마이클 헤이든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미 의회 의원들에게 북한-시리아 핵 협력설을 뒷받침하는 비디오와 사진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중앙정보국이 의회에 제공한 비디오와 사진에는 북한 핵 과학자가 시리아 핵 과학자가 같이 있는 모습, 북한의 영변 원자로와 비슷한 원자로 등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한 고위급 미 정보 관리는 "시리아의 핵 시설 주변에는 전기선이 보이지 않는다"며 "따라서 이 시설이 발전소일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마드 무스타파 미국 주재 시리아 대사는 "이것은 공상(fantasy)"이라며 "미 행정부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했다.
조지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북한과 시리아 핵 협력 의혹을 제기해왔지만 북한은 부인해왔다. 그러다가 핵신고 문제와 관련 플로토늄은 공개신고서에 넣되 우라늄 농축과 시리아 와의 핵 협력은 북미 사이의 비밀의사록에만 담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 "북·미 사이에 진지한 협상했다" 평가
이런 상황인데 미 행정부가 공개적으로 북한-시리아 핵 협력 사실을 밝히자 6자 회담이 다시 난관에 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이전 핵협상을 보면 처음에는 사소한 것으로 생각됐던 것이 나중에 근본적인 문제로 부각되는 경우가 많았다.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한 사례다.
북한과 시리아의 핵협력 의혹도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이 시리아 영공을 침임해 한 군사시설을 폭격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처음에는 중동 지역에서 흔한 군사적 충돌의 하나였는데 지금은 북핵 신고에서 중요한 문제로 부각됐다.
그러나 이태식 주미 대사는 25일 기자 간담회에서 "백악관 성명을 잘 보면 과거보다는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시리아 문제가 6자회담을 좌초시키거나 전복시킬 사항은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내용에 대해서는 지난 8일 싱가포르 북미접촉에서도 해결 틀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큰 이슈는 아니다"라며 "북한으로부터 재발 방지 약속을 받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고 덧붙였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도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이 북한을 방문해서 핵 신고 및 검증과 관련해 협의를 했다"며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 진지한 협의가 있었다'고 평가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시리아 핵 협력설은 오래 전부터 나왔던 것으로 놀라운 사실도 새로운 사실도 아니다"라면서 "북-시리아 핵협력설의 본질에 있어서는 초기 단계보다 지금 더 증폭되거나 추가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미간에 실무적으로 진지한 협상이 있었기 때문에 북한이 이번 백악관 성명에 대해서 과민반응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2008.04.25 15:13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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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시리아 커넥션, 6자회담에 영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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