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에서 노인까지 인터넷은 분노의 바다

인터넷은 지금 '분노의 바다' 3일 전국에서 집회 열려

등록 2008.05.03 14:20수정 2008.05.1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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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18일 경기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광우병 쇠고기 국민감시단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산 수입쇠고기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18일 경기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광우병 쇠고기 국민감시단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산 수입쇠고기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유성호


"중3 여학생입니다만, 우리 MB님 때문에 5천만이 죽어나가는 꼴 보기 싫어 시위하러 나갑니다. 시험 끝나고 봉사활동 갔다가 바로 가볼까 하구요. 충남에 살고 있어서 천안역을 통해서 가려고 합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iN'에 네티즌 'miyukun'이 지난 4월 28일 올린 글이다. 이 네티즌은 "5월 3일 시위하러 가려 한다"며 "중학생도 시위 참가 가능한지, 천안역에서 충남 시위 장소까지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3일 낮 12시 현재 아래와 같은 댓글이 30개 가까이 달렸다.

저도 16살 전북, 남자입니다. 갈 겁니다. - ubte
수능 보는 수험생이지만 저도 꼭 시위하러 갈 겁니다. - dbcjsaksmfdk
인천 연수동 사는 16살 女 저도 내일 부평으로 시위 갑니다. - zldlnlzpdlr
저기요, 저도 갈건데 우리 볼 수 있겠군요. - dlduqxld
오늘 모두 청계천으로 '고고씽' 대통령 탄핵시키러 가자고요. - hoiran1

이처럼 인터넷은 지금 '분노의 바다'다. 초중고 학생부터 노인들까지, 모두들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수입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2일에 이어 3일에도 열리는 집회 장소와 참가 방법을 서로 묻고 답하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광우병시위', '촛불시위', '대통령 탄핵' 등은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인기검색어 상위에 올라 있다. 또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대통령 탄핵 청원 서명에는 낮 12시 현재 75만 명이 동참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을 벌이는 '국민주권수호 시민연대'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잘 열리지 않고 있다.


"김윤옥 여사님, 대통령을 막아주세요!"

 네티즌이 중심이 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 부근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네티즌이 중심이 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 부근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권우성



이 뿐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의 미니홈피를 폐쇄시키게 한 네티즌의 항의와 분노는 영부인 김윤옥씨 블로그로 이어지고 있다. 주부라 밝힌 '하늘고래'는 김윤옥씨 블로그에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다.

"여사님이라도 대통령을 바로잡아주시지요. (중략) 국민들은 조금 늦게 경제 성장을 하더라고 생명의 안정을 원합니다. 왜 이렇게 국민들이 분노에 떠는지, 정치도 잘 모르는 평범한 아기 엄마인 저조차 왜 이렇게까지 여사님께 글을 남기는지 잘 생각해보세요.

저는 제 아이들에게 밝은 미래를 주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걸 원망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미국에 돈을 주면서까지 팔아먹고 있네요."

역시 주부라 밝힌 '승빈맘'도 "대체 무슨 권리로 우리 가족의 목숨을 빼앗아 갈 수 있는 거죠?"라고 물은 뒤 "당신들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 아닌가요, 당신들의 자녀와 손자손녀에게 (미국산 쇠고기) 제일 먼저 먹이십시오"라고 따졌다.

이런 항의성 글과 더불어 김씨 블로그에는 "남편 이명박 대통령을 설득해 달라"는 네티즌들의 제안이 많이 올라와 있다.

또한 최근 국민 다수의 정서와 달리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옹호하고 있는 보수신문 <조선>, <동아>, <중앙>에 대한 분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동아>를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논조가 바뀐 <동아>의 기사를 자발적으로 찾아 올리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동아>는 지난 2007년 3월 23일에 '몹쓸 광우병! 한국인이 만만하니?'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미국인과 영국인에 비해 광우병에 더 취약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최근 <동아>는 광우병의 공포가 과장됐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에 네티즌 'filia123'은 <네이버>에 "6개월 전과 지금의 니들이 하는 짓을 보면 치가 떨린다"고 적으며 <동아>를 비난했다. 'sangmuni'도 "일 년 전 광우병과 지금의 광우병이 서로 다른 광우병이냐, 일 년 전에 비해서 광우병 발생과 치료에 대한 새로운 학설이 제기가 됐냐"고 물었다.

 지난 2007년 3월 23일 <동아일보>가 보도한 광우병 관련 기사.
지난 2007년 3월 23일 <동아일보>가 보도한 광우병 관련 기사.


"<동아>부터 미국산 쇠고기 시식쇼 하라"

'lbdj21'는 "<동아>가 먼저 미국산 쇠고기 시식쇼를 펼치라"며 아래와 같이 적었다.

"이달부터 들어오지? 미친 미국소. 아예 항구에 진치고 생중계를 해줘봐. 육회에 설렁탕에 갈비에···. 하루 삼시 세 끼 꼬박꼬박 미국소로 시식회 좀 열어보지 그래? 안전하다고 홍보멘트도 날려보고. (중략) 미국 소 좋다고 말만하거나 니들 '찌라시'에 기록만 하지 말고 니들이 앞장서서 먹기도 하고 실험대상으로 나서보란 말이야!"

'notern2'도 "만약에 동아일보 사원식당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반찬으로 나오면, 너희들 자식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나오면 어떡할래?"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런 네티즌의 분노는 오프라인 집회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당장 3일 오후에는 서울 청계천 광장을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린다. 이날 오후 서울 보신각 앞에서 문화제를 여는 '광우병 국민감시단'은 매주 수요일을 '광우병 잡는 날'로 정하고 계속 집회를 열 계획이다.

참여연대는 7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긴급시국회의를 열 계획이다. 의사 단체도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김정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3일자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식재료 외에도 화장품, 젤리 등 국민들이 부지불식간에 마주치게 되는 많은 제품이 있는데 위험하지 않다는 정부 인식이 우려스럽다"면서 "전문성을 살려 국민에게 실상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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