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제
황해도 내륙지방 굿을 대표하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90호 황해도 평산 소놀음굿(보유자/이선비)이 지난 9일 인천 화도진공원 내사마당에서 열렸다.
황해도굿을 대표하는 굿으로는 해안지방의 서해안 풍어제와 평산소놀음굿을 들 수 있다. 서해안풍어제가 어선들의 만선을 기원하는 굿이라면, 평산소놀음굿은 내륙지방에서 펼쳐지는 농경사회의 대표적인 굿으로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 굿이다.
소놀음굿 순서는 총 16거리로 나뉘어지는데, 하루 전날 하는 <안반고사>를 시작으로 신청울림, 산천거리, 초감흥 초영정, 칠성제석거리, 소놀음, 성주굿, 장군거리, 소대감거리, 사냥거리, 타살군웅거리, 대감거리, 말명거리, 서낭거리, 조상거리, 마당거리 순서로 진행되었다.
특히 칠성굿에서 연희 형식으로 펼쳐지는 소놀움굿은 칠성제석님이 머나먼 서천서역에서 오셔서 인간들에게 농사 짓는 법, 연장 만드는 법, 소를 다루는 법, 방아짓는 법, 집을 지을 때 지정다지는 법 등 농경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가지 지혜를 깨우쳐주고 인간사회에 풍요를 가져다 준다는 뜻을 담고 있는 놀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우리 민족의 사상과 철학 등 많은 것을 깨우치게 하는 아주 중요한 놀이 문화다.
특히 칠성님이 쓰고 계시는 고깔은 마고삼신의 의미를 담고 있어 이 고깔을 벗은 칠성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인간들이 마귀할멈이라고 외면하는 장면은 이 시대에 우리들이 마고삼신의 사상과 가르침을 잊어버렸다는 것을 암시한다.
결국 칠성제석님이 고깔을 찾아 다시 쓰니 많은 백성들이 칠성제석님이 오셨다고 환호하며 몰려오는 모습은 우리 민족이 칠성 신앙을 잊어버렸다가 다시 찾는 과정을 표현한 듯하여 가슴이 숙연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