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미국 쇠고기, 서민층이 먹게 해줘야"
"영어 해석조차 못하는 정부를 믿으라고?"

11일 밤 KBS <생방송 심야토론>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놓고 격돌

등록 2008.05.12 10:20수정 2008.05.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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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
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KBS

"18만 4천 마리가 광우병에 걸렸던 영국에서 얼마나 스테이크 잘 먹고 있냐? 한국의 여행객들이 영국 여행 가면 스테이크 다 먹는다. 미국 가면 햄버거 먹고, 미국 3억 인구가 미국산 쇠고기를 소비하고 있다. 값싸고 우리가 쉽게 먹을 수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서 서민과 중산층도 쇠고기를 먹게 해주는 게 국민 복지 아니냐?"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실용정부라 주장하며 과연 협상에서 뭘 얻었는지를 전혀 모르겠다. 그 동안 얻어진 거라곤 '우리 정부가 영어 해석도 제대로 못 하는구나'다. 영어 해석조차 못하는 정부를 믿고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국에서 제일 애물단지로 여기는 늙은 소만 받아먹게 생겼는데 미국 최대 수입국인 나라에서 이런 푸대접을 받아도 되는지 이런 점을 어떻게 생각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

11일 밤 11시 10분 KBS가 방송한 <생방송 심야토론> "재협상 가능한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은 여전히 뜨거웠다. 시사평론가 정관용씨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은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여부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원희룡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협상 불가'론을 폈고, 최재성 통합민주당 국회의원,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는 정부의 협상 내용과 협상 방식을 맹렬하게 비판했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엄중하게 상황을 보고 있다"며 "대통령도 통상 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중단까지 감수하겠다고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재성 통합민주당 의원은 "정부 협상 결과가 지나치게 비상식적이고, 협상 이후 정부 대응이 국민들 생각과 동떨어져 있다"며 재협상을 주장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작년 한미 FTA 협상 타결된 뒤 큰 게 두 개 남아 있다. 협상 기간 내내 계속 문제됐던 쇠고기, 금융 문제를 계속 풀어 달라 요구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한테 전화로 약속했던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이번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대해 "한미 갈등 역사가 복합 작용하는 이념성이 있다"며 "정책 인사 공천 잘못으로 이어지는 현 정권에 대한 불신, 협상 과정에서 현 정권이 보여준 부분적인 실패"와 "대선과 총선에서 야당과 진보 진영이 패배했고, 수세에 몰린 진보진영이 이런 침체, 수세 경로를 이용해 반전 시키려는 정치적 전략"이라고 미국산 쇠고기 파동을 일축했다.


유인경 "국민은 직원도 아니고 여긴 공사판도 아니야"

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는 "우리 정부의 무능함과 대체 미흡으로 먹을거리를 못 먹게 만들어 놨다"며 "실용정부라 주장하며 과연 협상에서 뭘 얻었는지를 전혀 모르겠다. 그 동안 얻어진 거라곤 우리 정부가 영어 해석도 제대로 못하는구나"라는 거라고 꼬집었다.


유인경 선임기자는 이어서 정부가 미국 관보를 틀리게 해석해 미국과 협상을 타결한 걸로 드러난데 대해 "영어 해석조차 못하는 정부를 믿고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라고 말했다. 또 "미국에서 제일 애물단지로 여기는 늙은 소만 받아먹게 생겼는데 미국 최대 수입국인 나라에서 이런 푸대접을 받아도 되는지, 이런 점을 어떻게 생각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KBS

또 유인경 선임기자는 "제일 위험한 사람이 머리 나쁜 사람이 부지런하다고 하는 건데 이번 정부가 그걸 보여주는 것 같다"며 "영어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면서 부지런하고 바빠 가지고 원본을 제대로 볼 시간이 없었다고 변명을 하면, 뭘 믿으란 거냐"고 비판했다.

정부가 촛불 시위 배후 조종세력이 있단 주장에 대해서도 유인경 선임기자는 "학생들이 촛불시위 하면 좌파, 진보 진영에서 배후 조종했다는데, 국민 생명을 담보로 좌파, 우파, 진보, 보수를 나눈다는 것도 너무 옛날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더 이상 직원도 아니고, 공사판도 아닌데 언제까지 이렇게 불도저처럼 밀어만 부쳐서 불안에 떨어야만 하는지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도 "정부의 도덕성 문제"라며 "농림부는 미국을 압박해 이뤄낸 성과라 했다. 국민들에게 안심해도 좋다고 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 보니 미국을 압박한 게 아니다. 한 마디로 거짓말 한 거다. 문제 본질은 간단하다. 영어 해석 잘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인경 선임기자도 "협상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부시 대통령 만나러 갔던 선물 보따리"라며 "그래서 조공협상이다, 퍼주기 협상이다, 굴욕 협상이다 이런 이야길 하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진 "국민은 단순해, 전문 지식이나 정보 없다"

하지만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많은 국민은 단순하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정보 없다"며 "그 거리감을 놓친 게 현 정부의 중요한 정책 실패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김진 논설위원은 이어서 "노무현 대통령 정부 때 다른 나라는 하지 않는 엑스레이를 찍어서, 다른 나라는 잡아내지 않는 손톱만한 뼛조각도 엑스레이 검색대로 잡아내는 나라가 한국"이라며 "그 손톱만한 뼛조각도 위험하다고 그것이 들어 있는 30개월 미만 살코기도 수입 중단한 정부가 한국정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김진 논설위원은 "그러다가 뼛조각도 다 포함시켜서 아무런 설명 없이 갑자기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전면 재개했다"며 "이런 과정을 쉽게 납득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냐"고 비판했다.

또 김진 논설위원은 "그런데 정부도 억울한 측면 있다. 일본, 멕시코, 대만, 이런 나라들도 다 수입 중단 못하게 돼있다"며 "왜 이런 설명을 제대로 못하는지. 그리고 이런 수입 중단 여부의 조치가 과연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의 진실성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고 국민 건강에 위협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왜 정부가 설명을 못했느냐"고 질책했다. 이어서 김진 논설위원은 정부가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광우병 발생 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하겠단 항목을 놓친 데 대해 "국지수역사무국의 권고기준을 따르느라" 그랬다고 나서서 해명했다.

 정인교 인하대 경재학부 교수(왼쪽)과 원희룡 한나라당 국회의원(오른쪽).
정인교 인하대 경재학부 교수(왼쪽)과 원희룡 한나라당 국회의원(오른쪽).조은미

하지만 김진 논설위원은 "정부가 협상에서 부분적인 실패가 있었던 것과 쇠고기 광우병에 대한 진실과 과학은 별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론자들은) 실지로 광우병이 얼마나 위험한지, 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전 세계에서 광우병이 얼마나 잘 통제되고 있어서 수년 내에 이 병이 없어질지도 모르는지, 이런 것에 관한 진실과 과학을 왜 외면하냐?"고 비판했다.

김 논설위원은 이어서 "(수입 반대론자들이) 그런 것을 방치하고 정권의 손해는 우리의 이익이란 식으로만 하면 국민들이 불안"하다며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에 불안을 느끼는 이유를 광우병에 대한 무지로 설명했다.

사회를 맡은 정관용씨가 "진실은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에서) 안전하다고 보는 거죠?"라는 질문엔 김진 논설위원은 "100% 안전한 게 어디 있겠습니까?"라고 발뺌했다.

국민들이 광우병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나 정보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 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는 "황우석 박사 사태에 대해서도 알아낸 것은 젊은 과학자들, 우리가 흔히 '어린 사람들이 뭘 알겠어?'한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 촛불집회에 참석해 보면 누가 보내서, 미신에 의해서 나온 학생들이 아닐 뿐만 아니라, 그 학생들 논술 공부해서 우리보다 더 많이 각종 신문 보고 그래서 정보와 지식 굉장히 많다"고 꼬집었다.

또 유인경 선임기자는 "미국에 있는 주부들이 무슨 좌파의 지시를 받아서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을 걱정하는) 성명서까지 발표하고 했겠냐?"며 "우리가 그렇게 낮은 국가가 아니란 걸 말씀드리고 싶다"고 반박했다.

유인경 "미국 주부들이 좌파 지시 받아 성명서 발표?"

김진 논설위원의 광우병 안전성 주장에 대해서도 유인경 선임기자는 "<중앙일보>에서 이번에 마침 7년 전과 똑같은 칼럼인 <분수대>에서 똑같은 제목으로 위험심리학을 말했다"며, "쇠고기는 내가 선택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두려워서, 촛불집회에 나온 소녀들은 내가 죽을까 걱정하고, 나만 죽는 게 아니라 가족까지 어떻게 될까 걱정돼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재성 통합민주당 의원도 "정부는 광우병 발생하면 수입 중단하겠다고 하는데 광우병은 치료법이 없는 아주 위험한 병 아니냐?"며 "정부 주도 논쟁 포인트가 잘못돼있다. 국민들은 광우병 발생해도 아무 조치 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발언을 바라보는 최재성 <통합민주당> 국회의원.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발언을 바라보는 최재성 <통합민주당> 국회의원.KBS

재협상 주장에 대해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문제 많고 국민들이 맘에 안 드는 협상이라도 국가 대표가 협정 맺어 돌아온 것"이라며 "약속해 놓고 국내 사정 안 좋다고 일방적 파기하는 건, 우리 무역 의존도가 70%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책임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또 원희룡 의원은 "협정 재협상은 불가능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는 "재협상보다 더 중요한 건 대통과 정부가 우리 국민들이 왜 화났는지 민심 파악해야 한다. 화난 건 정부나 대통령의 태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과 정부는) 쇠고기 '맛없고 불안하면 먹지 않음 되죠'라고 말한다. 그리 무책임한 게 어딨냐. 농촌 방문해 1억짜리 소 만들면 되지 않냐 한다. 1억짜리 소, 한 근에 40만원 한다. 재벌이나 먹을 수 있다. 그런 소 만들라고 하면 축산 농가 자살한다"고 비판했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광우병 발병 여부와 수입 중단은 관계없다"며 "만일 소송 붙으면 우리가 이길 가능성 거의 없고, 패소하면 막대한 손해배상 물어줘야 하는데 이게 '돈 몇 푼 물어주며 되겠지'가 아니다. 수천만 달러, 수백만 달러"라고 협상 체결 뒤 협상 파기에 더 큰 위험성을 지적했다.

사회를 맡은 정관용씨가 여론조사 결과 "국민 80%가 미국과 재협상에 찬성한다"고 설명하자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과연 지금 이렇게 인식하고 있는 국민들의 판단과 정보는 올바른 것이냐. 여기 핵심적인 문제가 있다"며, "국민 80%가 이런 인식을 갖게 된 게, 많은 정치권 책임이고 시민단체 책임이고 용기 없는 일부 전문가 과학자들의 책임"이라고 몰아세웠다.

또 김진 논설위원은 "상식과 보편적인 판단에서 미국산 쇠고기는 대단히 안전하고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대단히 없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진단"이라며, "그 진단이 잘못 전달돼, 광우병 위험이 부풀려지고 과장되고 많은 사람들이 그 과정에 개입해 결국은 국민의 80%가 미국산 쇠고기는 잘못돼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이런 인식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김진 논설위원은 "18만 4천 마리가 광우병에 걸렸던 영국에서 얼마나 스테이크 잘 먹고 있냐? 한국의 여행객들이 영국 여행 가면 스테이크 다 먹는다. 미국 가면 햄버거 먹고, 미국 3억 인구가 미국산 쇠고기를 소비하고 있다"며, "값싸고 우리가 쉽게 먹을 수 있는 쇠고기를 수입해서 서민과 중산층도 쇠고기를 먹게 해주는 게 국민 복지"라고 주장했다.

또 김진 위원은 "일단 한국 정부를 믿어야 한다"며, "광우병 생기면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정부가 공언하지 않았냐?"고 강조했다.

괴담 진원지는 정부·언론... "6개월 뒤엔 이런 토론 없었으면" 

정부를 믿으란 김진 논설위원의 주장에 대해 유인경 선임기자는 "그런데 국민들이 왜 불신에 시달리고 우리 국민들이 다 바보가 아닐진대 피켓 들고 그랬겠냐?"며, "괴담이라고 하는 걸 만든 건 사실 언론하고 과학자들이다. <조선일보> <중앙일보>가 수년 전부터 광우병 위험하다 써왔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유인경 선임기자는 "괴담의 진원지는 언론하고 FDA하고, 한림대 김용선 교수가 우리가 MM형이라고 해서 위험하다고 했는데 이건 정부 용역 받아 연구했다"며 "광우병 스트레스로 우리나라 국민 평균 수명이 2년은 줄어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KBS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도 "30개월 이상은 미국이 자기들도 (쇠고기를) 수입 안 하는데 (우리) 정부는 30개월 이상도 다 안전하다는 거 아니냐"며, "이런 불신은 정부가 자초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재성 통합민주당 의원은 "보조 장치가 너무 허술한 상태에서 광우병 발생한 뒤 수입중단하겠다는 말은 국민 생명 담보로 벼랑 끝 전술을 펴겠다와 똑같은 말"이라고 질타했다.

유인경 선임기자는 또 "머슴 이야기 하시는데, 머슴이 설마 국민 생명을 담보로 그런 위험한 협상을 하겠냐"며 "미국 쇠고기 안전하다, 동네방네 홍보만 할 게 아니라 재협상할 때 어떤 문구 넣을지, 국민 건강 먼저 생각해줬음 좋겠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김진 논설위원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은 진실상, 필요 이상으로 과장돼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우리가 얻을 혜택은 값싼 쇠고기를 중산층 서민층이 먹을 수 있고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먹일 수 있고, 한국이 글로벌 원칙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글로벌 시대 책임 있는 공동체 일원될 수 있다"고 미국산 쇠고기의 장점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김진 논설위원은 "오늘 이런 토론을 6개월 뒤 똑같이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가 이해영 한신대 교수에게 "6개월 뒤 이런 토론 없었으며 한다"는 빈축을 샀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도 "이젠 덮을 때가 됐다. 더 이상 분열적 양상 나타나는 건 누구한테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통령께서 나서서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선 정확히 밝히시고 더 이상 논의가 진행되지 않게 해주셨음 좋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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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쇠고기 #미국산 쇠고기 #심야토론 #유인경 #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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