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21:59 국회의원회관]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뒤 국회의원회관 사무실로 돌아온 강 의원이 KBS <열린 토론>, MBC <100분 토론> 출연을 위해 대본과 자료들을 검토하고 있다.
유성호
강 의원과 기자를 태운 차량은 국회로 향하고 있었다. 밤 10시가 가까운 시각이었다. 이유를 물으니 의원회관에서 잔단다. 그는 "총선 전 1~2월에는 서울 숙소가 하나 있었는데, 총선 전 전세금이 필요해서 돈을 뺐다"고 머쓱하게 말했다.
'지난 3월 국회 공직자 윤리위원회가 밝힌 그의 재산은 6700만원'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떠올랐다. 그래도 국회의원이 밤에 난방도 안 되는 의원회관에서 자는 모습을 상상하기 쉽지 않았다. 이에 그는 "출퇴근 시간이 절약되지 않느냐"고 농을 섞어 답했다.
그의 사무실 내 집무실(30㎡)의 1/3을 마룻바닥으로 만들어놓았다. 그 위론 멍석이 깔려있다. 다시 그 위로 오동나무 판이 깔렸고, 얇은 이불 한 장이 보태졌다. 이곳이 그의 침실이다. 홀로 지내는 밤이 길수록 가족이 보고 싶을 터였다.
- 가족이 보고 싶지 않나?"일 없으면 토·일요일에 사천에 내려간다. 4남매 중 막내가 6살인데 제일 보고 싶다. 워낙 많이 떨어져서 그런지 '우리 아빠 아니다, 왜 만날 서울가서 사느냐'고 선생님께 말한다고 하더라. 섭섭하다. 틈만 나면 같이 놀아주려고 한다."
그는 "첫째는 고1, 둘째는 중2, 셋째는 초등학교 4학년"이라며 "'아빠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편지도 써주고 홈피에 글도 보내고 메일도 보낸다, 그 땐 찡하다"고 말했다. 그의 숨소리가 부드러워졌다.
부인에 대해선 "이제 지역구 의원이 됐으니, 집에 내려가도 새벽에 집에서 나와 밤늦게 들어가니 볼 시간이 많지 않다"며 잔잔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 의원은 10시에 의원회관에 도착해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자와 30여 분간 이야기를 나눈 후에야 공식 일정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의 책상 앞엔 내일 있을 KBS 1라디오 <열린 토론>, MBC <100분 토론> 대본과 자료들이 놓여있었다. 취재진이 그의 방에서 물러난 후에도 한동안 사무실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15일 오전, 스튜디오-의원회관] 김치·멸치·깻잎 등 소박한 식단15일 역시 아침부터 강행군의 시작이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난 그의 첫 일정은 오전 8시 30분 국회방송 스튜디오에서 <신율의 법률이야기>에 출연하는 것이었다.
방송 촬영이 끝나자마자 오전 9시 쇠고기 재협상 촉구 의원 모임 회의 등 11시 30분까지 회의, 촬영 등 일정 4개가 이어졌다. 방송촬영 때문에 하얗게 화장한 그의 얼굴을 오전 내내 지울 새가 없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