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국영의 최후를 지켜보고 있는 정조와 박대수(가상의 인물). 드라마 <이산>.
MBC
아주 유쾌하게 등장한 정약용과 대조적으로, 홍국영은 매우 우울하게 퇴장했다. 정조 임금과 숙위소 부하들의 애도 속에 홍국영의 '슬픈 주검'은 동해 해변의 물결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5월 12일 <이산> 제68회).
드라마 속의 정조 임금은 여자 파트너(후궁)들의 들어오고 나감보다도 남자 파트너들의 들어오고 나감에 더욱 더 흥분하고 더욱 더 슬퍼하는 것 같다. 실제의 정조 임금이 인재에 갈증을 느끼는 지도자였다는 점을 생각할 때에 드라마 상의 이미지는 실제 정조를 비교적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유종의 미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또 비록 정조 임금과 함께한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홍국영이란 인물은 정조 임금에게는 결코 쉽게 잊을 수 없는 인물이었을 것이다. 정조의 '조강지처 클럽'(홍국영·채제공·서명선 등) 중에서 홍국영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사라진 인물은 아마 없을 것이다.
드라마 <이산>에서 주인공인 정조 임금 못지않게 주목을 받은 홍국영. 여자 파트너인 성송연(실제로는 의빈 성씨)보다도 정조에게 더욱 더 '진한 연인'이었던 홍국영. 그에 관한 드라마 <이산>의 묘사는 얼마나 역사적 사실에 근접하는 것일까?
전반적인 이미지를 고려할 때에, 드라마 <이산>에서 실제 이미지에 비교적 근접하게 묘사된 인물들로는 효의왕후(효의황후)·화안옹주·정후겸 등과 함께 홍국영을 들 수 있으리라 본다. 그 정도로 홍국영의 경우에는 드라마 상의 이미지와 실제상의 이미지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럼, 전체적 이미지 말고 세부적 이미지의 경우에는 어떠할까? 그의 인물 됨됨이, 정조와의 만남, 권력욕, 최후 상황 등의 몇 가지 측면에 국한해서 실제상의 이미지와 차이를 보인 드라마상의 이미지만 짚고 넘어가기로 한다.
단, 여기서 말하는 '실제상의 이미지'란 '사료(역사학 자료)상의 이미지'를 말하는 것이다. 사료가 역사적 사실을 100%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첫째, 홍국영의 인물 됨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