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대표의원, 창조한국당 몫으로 해야"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 교섭단체등록 협상 막전막후 밝혀

등록 2008.05.26 17:05수정 2008.05.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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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6대 국회의원 시절 비교섭단체의 설움을 많이 당했다고 밝힌 이재선 당선자(오른쪽)는 "창조한국당이 아니라 민주노동당과 협력해서라도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했어야 했다"며 이상민 의원을 추켜세웠다.

16대 국회의원 시절 비교섭단체의 설움을 많이 당했다고 밝힌 이재선 당선자(오른쪽)는 "창조한국당이 아니라 민주노동당과 협력해서라도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했어야 했다"며 이상민 의원을 추켜세웠다. ⓒ 김기석

16대 국회의원 시절 비교섭단체의 설움을 많이 당했다고 밝힌 이재선 당선자(오른쪽)는 "창조한국당이 아니라 민주노동당과 협력해서라도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했어야 했다"며 이상민 의원을 추켜세웠다. ⓒ 김기석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원내교섭단체 공동 등록 성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상민 의원이 국회에 등록할 원내교섭단체 대표의원에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를 추천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창조한국당의 협조로 선진당이 정치적 이익을 봤다"며 "원내교섭단체 대표의원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당의 정체성을 훼손했다는 당원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문국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것.

 

이 의원은 "선진당이 소탐대실하면 안 된다"며 "대표의원을 창조한국당에 양보할 경우 이회창 총재는 통큰 정치인이 될 것"이라며 선진당의 양보를 거듭 촉구했다.

 

이상민 의원은 24일 오후 대전 유성구 장대동의 의원사무소에서 두 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창조한국당과의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성사시킨 막전막후를 자세히 밝히면서 '야합'이라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 "인정 할 수 없다"며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 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창조한국당과 원내교섭단체를 추진하게 된 발단은 21일 오전 국회법사위 회의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선진당으로 입당하기 전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여당 몫 법사위 간사를 맡아 활발한 활동을 했던 이상민 의원이지만 선진당으로 당적을 옮긴 뒤부터는 법사위 회의에서 '왕따'를 당했고 급기야 21일 오전 회의에서는 발언 기회도 얻지 못하는 등 철저히 소외를 당했다.

 

그날 오후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와 전화통화를 하게 된 이상민 의원은 만남을 요청했고 문 대표도 "하루빨리 만나 의논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해 대전에서 즉석 만남이 성사 됐고 오후 늦게 유성에서 만난 두 사람은 네 시간 넘는 토론을 했다.

 

이상민 의원은 문국현 대표에게 "국회는 철저히 교섭단체 위주로 움직이고 비교섭단체는 완전히 배제돼서 무기력한 존재들로 전락한다"며 "법안 내기도 힘들고, 낸다고 하더라도 관철되기 어렵다"며 원내교섭단체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의원은 "대신 두 당이 합당을 하거나 정책에 대해 공동보조를 맞추자고 하지 말고 쟁점별로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같이 하고 의견이 다르면 각 당의 입장에 따라 하자"며 '따로 또 같이'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는 "두 당이 아무것도 달라짐이 없이 정체성을 유지한 채 교섭단체등록이라는 강력한 정치적 힘을 얻는 것 말고는 아무도 손해 보지 않는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문국현 대표를 설득했고 문 대표도 "기발한 발상"이라며 동의했다.

 

문국현 대표는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절실한데 지지자들이 그런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줄지 고민스럽다며 당내 반발을 의식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이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22일 오전 이회창 총재를 독대한 이상민 의원이 문국현 대표와의 대화 내용을 보고하고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은 뒤 창조한국당의 김동규 전 대변인과 수차례 협상문을 주고받으며 타결을 끝낸 시점이 22일 밤.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협상을 이뤄냈다.

 

재미있는 점은 이회창 총재가 "합당을 할 순 없느냐"는 의사를 이상민 의원에게 피력해 이 의원이 오히려 '쉽지도 않고 정치적 이득도 없다'며 만류했다는 점과 이틀간의 협상 과정을 거치며 선진당에서는 이회창 총재와 이상민 의원이, 창조한국당에서는 문국현 대표와 김동규 전 대변인 등 극소수만 협상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보안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협상 반대론자들의 방해 때문에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극도의 보안을 유지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이상민 의원의 설명이다.

 

이상민 의원은 '정체성이 다른 정당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원내교섭단체 등록에 협조했다'는 비판에 대해 "오히려 국민들은 차이를 극복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낼 것"이라며 "선진 유럽에서는 이념과 정체성이 다른 당이, 민주노동당처럼 색깔이 분명한 정당들이 모여 연립정권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인들이 분열과 갈등만 일으키고 싸움만 하는 집단이 아니라 '차이'의 간극을 좁혀서 합일시키는, 정치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부심을 표시하고 "이해관계에 의해서 모였다고 하는 건 완고한 생각이자 시야가 좁은 것"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은 협상을 통해 국회에 등록할 원내교섭단체 대표의원과 교섭단체 이름 등을 결정하게 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대전시티저널 (www.gocj.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5.26 17:05ⓒ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대전시티저널 (www.gocj.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교섭단체 #이상민 #자유선진당 #문국현 #창조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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