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흔적운동회 때 '박 터트리기'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반짝이. 이제는 도곡초에서 아이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김동이
만국기를 따라 운동장을 거닐고 있는데 운동장 한 구석에서 반짝이는 무엇인가가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서 바라보니 운동회의 하이라이트인 ‘박 터트리기’에서 나온 반짝이인 것처럼 보였다. 이것을 보고 있노라니 마치 저만치에서 아이들이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를 외치는 함성이 들리는 듯했다.
내가 다니던 학교도 폐교가 돼 새로운 주인을 만났지만 그래도 건물은 남아 있어 추억을 회상할 수 있지만, 도곡초등학교 건물은 너무 낡아 계룡시가 철거 방침을 정한 이상 이곳 졸업생들은 그나마 건물을 보면서 추억을 회상할 수도 없게 되었다. 나는 그나마 다행인가?
폐교 활용방안 일방적 결정보다는 아이디어 공모, 타지자체 벤치마킹도 필요
계룡시는 이미 일방적으로 폐교 활용방안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 상태에서 폐교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주민들의 의견도 들어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하기 보다는 절차상 복잡하더라도 지역민들로부터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며, 또는 폐교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타 지자체가 있다면 벤치마킹을 해서라도 지역에 꼭 필요한 시설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자체는 지자체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겠지만 지역 주민들도 나름대로 어떠한 시설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을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권위주의적인 발상이 될 수밖에 될 수 없다.
지역주민 김모(42, 엄사리)씨는 “폐교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그동안 왜 계룡시에서 매입하지 않고 방치해 뒀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만약에 폐교되고 바로 매입해서 활용했었더라면 건물을 부수지 않고도 다른 용도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아쉬움을 토로한 뒤, “지금이라도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아이디어 공모를 해서 이왕에 매입할 거면 꼭 필요한 시설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촌에 아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 속에서 자꾸만 늘어가고 있는 폐교. 이런 서글픈 현실 속에서도 폐교를 잘 활용해서 폐교를 졸업한 졸업생이나 지역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설로 새롭게 태어난다면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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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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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시가 매입하는 도곡초등학교, 효율적인 활용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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