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앞에도 '촛불'... 한국경찰 진압 '경악'

[파리] 트로카데로 인권광장 100여명 모여... 유럽내 확산 조짐

등록 2008.06.02 03:44수정 2008.06.0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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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파리 촛불집회 "한국 촛불들 힘내세요"
프랑스 파리 촛불집회 "한국 촛불들 힘내세요"madame shin

[기사수정: 6월 2일 오전 7시 30분]

프랑스 현지 시각 6월 1일 오후 5시(한국시각 6월 2일 0시)부터 파리 에펠탑 맞은편 트로카데로 인권광장에서 프랑스 교민, 유학생들 150여 명이 모여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모인 프랑스 교민, 유학생들은 "한국 촛불시위를 지지한다", "경찰 폭력진압 즉시 중단"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었다. 또한 일부는 "이명박 OUT" 등의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 촛불집회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장관고시가 강행되자 교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의견이 모아져 이뤄지게 됐다. 특히 최근 며칠 동안 평화적 촛불시위를 경찰이 강경진압에 나서자, 비가 오락가락 하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훨씬 많은 교민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어젯밤 일어난 경찰의 폭력진압이 너무 지나쳤다"며 "한국의 촛불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서 돌아왔다는 한 유학생은 "한국에서 촛불집회에 참여하다가 엊그제 파리로 돌아왔는데, 어제 강경 진압 장면을 인터넷으로 보면서 '한국에 남아있을 걸' 하고 후회했다"며 "그래도 이렇게 프랑스 교민들이 함께 촛불을 들어 가슴이 너무 뿌듯하다, 지구 반대편에서 드는 우리의 촛불이 한국의 촛불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한 자유 발언 도중 자신을 배낭여행객이라고 밝힌 조아무개(27)씨는 "유럽 배낭여행 도중 <다음> 아고라에서 파리 촛불집회 일정을 보고 참가했다"면서 "오늘 촛불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파리 관광도 포기했지만, 배낭여행 도중 인터넷을 통해 본 상황들을 보고 도저히 참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혀 참가자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프랑스 파리 촛불집회
프랑스 파리 촛불집회madame shin

이날 집회장소는 에펠탑 맞은 편이라서 많은 프랑스 시민들은 물론 전 세계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프랑스 젊은이들 중 일부는 "내가 배후세력이다(I'm a mastermind)"라는 피켓을 스스로 들기도 했으며,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은 지난 밤 한국의 진압 사진들을 본 뒤 경악을 금치 못했으며 "국제인권단체들에게 편지를 보내겠다"는 말을 전하고 가기도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서로 아이디로만 알고 지내던 교민·유학생들이라서 갑작스런 촛불집회 성사가 가능할까 반신반의했지만, 150여명이 넘는 프랑스 파리 교민들이 함께 "한국 촛불 힘내세요, 우리가 함께 합니다"라고 힘차게 한 목소리로 외쳤다. 두 자녀의 손을 꼭 잡고 나온 한 교민은 참가자들을 위해 물 50개, 촛불 50개, 간식, 쓰레기 봉투 등을 들고 나와 참가자들에게 손수 나누어주는 훈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지방에 사는 일부 교민·유학생들은 파리 촛불집회에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들을 글로 남겼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며 "이제 국민들의 뜻에 따를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독일 베를린, 뉴질랜드 오클랜드 등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리는 등 해외교포들의 촛불집회는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촛불집회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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