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전 인수위원장 "영어 공교육 추진 소신 변함없다"

"사교육 시장이 그걸 이용... 오렌지 발음, 말꼬리 갖고 조롱"

등록 2008.06.03 12:25수정 2008.06.03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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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2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과 이경숙 인수위원장(왼쪽).
2월2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과 이경숙 인수위원장(왼쪽).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2월2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과 이경숙 인수위원장(왼쪽).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이 3일 인수위 시절 영어 공교육을 추진하려고 했던 소신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로드맵'을 만든 그는 3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5년의 기초를 쌓고 10년 계획을 잡아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차근차근 하면 과외 할 필요가 없다"며 "아직도 소신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선진국들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 살펴봤더니 룩셈부르크를 비롯해서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들이 영어를 공교육하고 있더라"며 "우리나라도 영어 과외를 시키지 않고 사교육비를 들이지 않고 해냈을 수 있을까 보니 1년에 1조씩 5년 동안 5조 정도만 쓰면 해결이 날 것 같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인수위 발표 이후 영어 사교육 시장이 들썩인 것에 대해 "근거를 대면서 준비계획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있었다면 참 좋았겠다"며 "사교육 시장들이 그걸 이용했던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 총장은 특히 1월30일 영어공교육 공청회에서 오렌지를 '어륀쥐'로 발음해 구설수에 오른 일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것이 인수위의 어떤 영어 공교육과 연결된 내용이 아니었어요. 그게 큰 오해인데, 사실은 공청회 자리에서 어떤 학부모가 발음을 원어민에 가깝게 해줄 용의는 없느냐, 이런 질문을 했어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답변으로, 동조를 해준 내용이었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확대 재생산되면서 오해가 크게 나갔던 것 같아요. 골자는 어디로 가고, 말꼬리를 갖고 그냥 조롱하고 이런 쪽으로 갔죠."

 

그러나 이 총장은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받아들이는 쪽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참 중요하다는 걸 배웠기 때문에 반성을 많이 한다. 좀 더 생각을 신중하게 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자성의 뜻을 내비쳤다.

 

"경제 살리기 촛점 맞추다보니 쇠고기 협상 등에 신경 덜 써"

 

이 총장은 "(현 정부의) 국정 철학이나 국정 지표 그리고 193개 국정 과제를 도출해 낸 것은 (인수위의) 큰 성과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50일 동안 많은 과제를 도출하고 전체 틀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국민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같이 의논하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초기의 정책 혼란에 대해서는 "새 정부로가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쪽에 초점을 맞추면서 다른 정치적 상황이나 쇠고기 협상에 대한 것들을 신경을 덜 썼다"며 "오히려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성숙된 자세로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여전한 기대를 표시했다.

 

이에 진행자가 "경제가 지금 나아지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고 지적하자 그는 "국가 전체의 시스템이 맞물려 들어가야 경제가 좋아진다"고 답했다.

 

이 총장은 이 대통령에게 "이제 국민들과 더 긴밀하게 소통하셔야 한다. (국민들을) 섬기고 계시지만 섬기는 방법에 있어서 국민들이 원하는 쪽으로 섬기셔야 된다"고 주문했다.

 

이 총장은 8월31일 총장직에서 정년퇴임할 예정이다.

2008.06.03 12:25ⓒ 2008 OhmyNews
#이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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