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저녁 국회 본청 앞에서 쇠고기 장관고시 연기와 재협상 촉구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는 통합민주당 내 소장개혁의원 모임인 '개혁과 미래' 소속 의원들.
남소연
한미간 쇠고기협상문제로 촉발된 촛불시위가 전국민적인 '반이명박' 시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통합민주당도 장외투쟁을 강화하고 있다.
송영길 의원 등 민주당 내 386의원들이 중심이 돼서 결성한 '개혁과 미래' 소속 의원들은 3일 촛불집회에 전면적으로 결합하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 달 28일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쇠고기 고시 강행 반대'를 주장하면서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모임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3일 오전 "오늘부터 '개혁과 미래' 소속 의원들이 촛불집회의 제일 선두에 서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들의 기본책무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젊은 386의원들이 제일 선두에서 물대포와 군홧발을 막아서기로 했다"면서 "우리가 청와대까지 행진하고,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야 상황이 종결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우선 송영길, 김재윤, 안민석, 강기정, 최재성 의원 등이 우선 합류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은 입법기관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민주당이 좌고우면한 측면이 있지만, 이제는 현장으로 가야 한다는 데 당내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밥상 다 차려놓으니까, 숟가락 들고 나선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질문에 "그 질타를 다 받겠다"면서 "우리가 이후 얼마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국회 농성, 의원 전원 참여로 확대 예정 이들은 또 이날 오후 2시에 열리는 의총에서 민주당 의원 전원의 농성 참여를 제안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농성확대는 지도부와도 조율을 거친 것"이라고 말했고, 서갑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의원들의 의견을 물어 의견이 모아지면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이같은 모습은 그동안 민주당이 보여온 어정쩡한 모습에 대한 질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1일 서울 명동에서 첫 장외집회를 열었으나, 1천여 명이 모이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어 김상희 최고위원 등 일부 의원들이 촛불문화제에 참여했으나, 마이크를 잡고 자유발언에 나선 한 시민으로부터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들 따로 있고, 물대포 맞는 사람들 따로 있는 것이냐, 대충 사진 찍고 가려면 아예 나오지 말라"는 질타를 들어야 했다.
또 사회자가 "민주당 의원 한 명이 자유발언을 신청했다"며 발언허용 여부를 참석자들에게 물었으나, 반대의견이 많아 마이크를 잡지도 못했다. 이날 거리시위에 참석했던 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은 촛불시위대 논의대상에서 아예 배제된 상태"라며 침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