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고려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이남진 과장은 "팬택이 좋았기 때문"이라면서 "이 말은 굵게 써 달라"며 웃었다.
이정환
이 과장 자신은 "이직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진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팬택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이 말은 굵게 써 달라"는 '정치적 발언'이 이어졌다. '사장님 신경 쓰지 마시고…'라며 재차 묻자, "내가 하는 일이 좋았고, 회사가 마음에 들었다"는 '모범 답안'이 되풀이됐다. "정말 솔직히 말씀드린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물론 '단답형 대답'이 곤란한 질문이기는 했다. 팬택계열 입사 전, 이 과장은 인생의 중대한 고비를 맞는다. IMF로 원래 다니던 다른 회사가 휘청거렸다. "급여가 줄어들더니, 나중에는 밤새서 일해도 월급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다 이 과장이 팬택계열에 보금자리를 튼 것은 2000년. 남다른 '둥지'임에 분명했다.
아내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회사에 위기가 닥치면서 "요즘 힘들다"는 남편에게, 아내는 "마음 편하게 일하라"고, "자기가 먹여 살리겠다"고 응원했다고 한다. 그리고 작년 4월 19일, 마침내 이 과장은 새 집 준공일을 '둥지'에서 맞을 수 있었다. 채권단 또한 팬택계열의 기업개선작업 최종 승인으로 '준공'을 축하해줬다. 물론 잔치까지 기대할 수는 없었다.
"준공식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잖아요. 술 한 번 제대로 먹어줬어야 했는데…(웃음) 준공하고 처음 얼마동안은 잘 실감도 나지 않더라구요. 출퇴근하는 사람들, 사원들로 건물이 꽉꽉 채워져 있다는 게… 빨리 기업개선작업 졸업해야죠. 이 건물도 빨리 다시 찾아와야 하고. 우리 집으로 지었으니까요."- 끝으로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여의도가 우리나라 금융의 중심으로 성장한 것처럼, DMC도 더 빨리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팬택 역시 그 안에 있어야 더 좋을 테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우리 준영이 동생 갖고 싶은데,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힘들겠죠? 애 하나 더 낳기 힘든 세상이니까. 무엇보다 준영이가 건강하게 잘 컸으면 좋겠고, 집사람 지금 하는 공부 잘 끝내고. 저요? 저는 올해도 무탈하게 직장생활 열심히.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