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동현이걸어가다가 날아온 돌에 맞아서 피멍이 들고 눈주위까지 다쳤다.
강은영
"동현아! 누가 때렸어? 눈이 왜 그래?"라는 나의 물음에 동현이는 천역덕스럽게 말했다.
"아, 날아온 돌에 맞았어요."
그 순간 초등학교 4학년인 동현이가 나를 놀리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웃으면서 장난치지 말고 정확히 말해보라고 했더니 아이의 입을 통해서 나온 이야기는 참 웃지 못할 일이었다.
지난 일요일 서울에 있는 친척집에 머물렀던 동현이는 1일 촛불시위가 있던 밤에 그 옆을 지나가던 길에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돌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맞았다고 했다. 그 말을 전해 들은 나는 한참 아이의 얼굴을 쳐다보며 할 말을 더는 찾지 못했다.
과연 누가 동현이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여전히 동현이는 천역덕스럽게 웃으면서 사람들에게 날아온 돌에 맞아서 이렇게 되었다라고 말을 하겠지. 여기서 중요한 건 '누가 이 돌을 던졌는가'라가 아니라 '왜 돌을 던졌는가'라일 것이다.
촛불시위의 목적은 무엇이고, 왜 시작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국민의 의사표현의 권리에 대한 정당함으로 이 일을 덮어버릴 수 있을까? 아니면 정부의 무리한 진압에 의해 벌어진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동현이에게 이 일은 평생 기억에 남을 사건이 되었다.
"저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갑자기 돌이 날아왔어요.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동현이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에게 말했다.
'동현아,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온 것이 결코 나쁜게 아닌 것만은 알아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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