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침 산책 코스가 있는 계족산(423.6m)
안병기
날마다 새벽 5시면 아침 산책을 나선다. 늘 정해진 시간에 산책했다는 철학자 칸트처럼은 아니지만 될 수 있으면 빠트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다행히 집 뒤로는 높지도 낮지도 않은 계족산(423.6m)이라는 산이 있다. 어찌 보면 귀찮기도 한 산책을 통해 내가 얻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는 상쾌한 기분이다. 각종 식물이 내뿜는 피톤치드는 머릿속을 맑게 해준다. 두 번째로 들 수 있는 것은 새로운 생각을 얻는 것이다. 걸음과 걸음 사이, 호흡과 호흡 사이에 생각이 끼어든다. 새벽 숲이 가진 고요함을 내 것으로 만드는 동시에 사색과 통찰이라는 선물을 얻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식물과 만나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다. 그냥 산만 타는 것보다 식물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라도 갖추고 가면 산행이 훨씬 즐거운 것이다.
식물은 시시각각 자신을 변혁할 줄 안다. 절대 어제와 똑같은 모습을 하는 법이 없다. 그래서 아무리 익숙한 식물이라도 사람들은 때때로 혼동을 일으키곤 한다. 잎이나 줄기까지 꼼꼼하게 살펴본 사람이 아니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꽃을 보고나서야 비로소 식물의 이름이나 존재를 알아챈다.
절화(折花)란 꽃이 가진 생명의 의지를 꺾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