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포 대궁과 잎을 우려낸 창포물감, 이 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에 윤이 나고,
여름 동안 액을 면하며 아들을 원하면 점지도(?) 해 준답니다.
윤희경
단오 날, 여자들은 창포 삶은 물로 머리를 감아 기름기를 빼 윤기를 내고, 창포 향 내움으론 벼룩과 이 같은 벌레를 퇴치했다. 또 창포 뿌리에 붉은 글씨로 '수복'(壽福) 두 글자를 새겨 머리에 꽂고, 남자는 허리에 차고 다녔다. 이를 단오장(端午粧)이라 한다. 붉은 색은 벌레 퇴치뿐 아니라, 귀신을 쫓고 아들 낳기를 기원하는 풍습이 되기도 했다. 창포로 염색을 해 베옷이나 책에 좀이 스는 것을 방지했으니, 별난 향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단오 날엔 창포연못을 찾아간다. 6월 청자 빛 하늘 아래, 창포 잎들이 연못 가득 차올라 감미로운 첫 여름을 열고 있다. 창포 잎들은 벼 포기와 비슷하기도 하고 어찌 보면 긴 칼을 닮은 모습이기도 하다. 창포는 부들과 비슷한 수생식물로 천남성과이다. 이맘 때 작은 옥수수 모양의 갈색 꽃이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