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들이 시청앞 광장에서 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연단에 오른 한 예비역 대령은 허리에 권총(?)을 차고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탄띠에는 총알(?)까지 한발 담겨 있었다. 이들은 집회에서 "오늘 시위대가 불법을 저지르면 가만 두지 않겠다"며 호언장담 하기도 했다.
추광규
2008년 6월 10일....'평화적인 촛불집회'국민들은 보수세력들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지난 세월동안 '민주'라는 공기를 마음껏 맛 보았다. 국민들 뇌리에 한번 기억된 그 '민주'라는 공기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는 없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라는 얄팍한 셈법으로 국민들의 옛 향수를 자극했다. 서민경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이 아닌 표를 구하기 위한 셈법으로 접근했고, 일견 어리석은듯한 국민들은 그에게 환호성을 건넸다.
이명박 정부는 70년대식의 사고관으로 국민들을 대하면 만사형통하리라는 생각을 했음직 하다. 하지만 지난 10년동안 맛본 '민주'라는 기억을 다시 끄집어 낸 지상 최강의 시위대가 출현하리라는 것은 그들의 셈법에 없었다.
21년 전 시위대가 각목과 화염병으로 무장하고 거리에 나섰다면, 21년이 흐른 2008년 6월 10일에는 각자의 손에 카메라를 들고, 어깨에 노트북을 걸쳐매고 거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여론의 아젠다가 일부 메이저 언론이 아닌 국민들 손에서 나온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일반 국민들이 거리에서 직장에서 실시간으로 올리는 의견들은 시위의 양상을 전혀 새롭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로 인해 기존 메이저 언론만 잡고 있으면 해결되는 게 국민 여론이라는 공식에 그 조종을 울린 것이 2008년 6월 10일의 실체가 아닌가 한다.
국민들은 최루탄을 그리고 경찰의 소화기 세례를 원치 않았다. 단연코 '평화'였다. 그것은 바로 국민들이 실시간으로 올리는 시위현장에서 그대로 전달되고 그것이 여론으로 굳어졌다. '평화'는 2008년 6월 10일 집회에 참가한 100여만 국민들의 하나된 염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