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는 이상득 "이 사람들 정말 보자보자 하니까"

등록 2008.06.13 16:02수정 2008.06.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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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21일 오후 국회 의원총회에서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과 나란히 앉아 눈을 감고 있다.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21일 오후 국회 의원총회에서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과 나란히 앉아 눈을 감고 있다.유성호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21일 오후 국회 의원총회에서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과 나란히 앉아 눈을 감고 있다. ⓒ 유성호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이 본격적인 '칩거 모드'에 들어간다.

 

이틀 전부터 자택에 들어가지 않고 시내 모처에 머물고 있는 이 전 부의장은 13일부터 외부 인사들과의 공식 면담일정을 모두 취소했으며, 17일쯤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초 '지역구에 잠시 내려가 있는 게 어떠냐'는 주변의 권유에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자신의 지역구인 포항에 내려가 있는 방안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의장의 일본 방문은 대일 의존도가 심해 고질적인 무역역조 현상을 보이고 있는 부품소재산업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

 

앞서 이 전 부의장은 지난 1월 이명박 당선인의 대일 특사로 방일했을 당시 일본 정.재계 관계자들과 일본 부품소재 산업의 국내 유치와 무역역조 해소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전 부의장의 일본행은 최근 정두언 의원의 '권력 사유화' 발언에 이어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퇴진론'까지 나오는 상황을 비켜가기 위한 고육책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현재 이 전 부의장의 처지는 진퇴유곡에 빠진 상황이다. 퇴진론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에 가만히 있자니 억울하고 그렇다고 대응에 나서자니 분란만 확대될 뿐 득될 것이 없는 형국.

 

이 전 부의장측 관계자는 "비가 쏟아질 때는 잠시 피해있는 게 상책"이라며 "지금 상황이 딱 그렇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외부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을 취소하고 일본을 방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 전 부의장은 내주 '쇠고기 정국'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인적 쇄신의 가닥이 잡히게 되는 내주 말께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체류 일정이 다소 길어질 수도 있다는 게 이 전 부의장측 설명이다.

 

이 전 부의장측은 정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이 문제로 삼고 있는 ▲친이상득계인 정종복 전 의원의 청와대 민정수석 기용설 ▲류우익 대통령실장의 유임 조짐 ▲'박근혜 총리 카드' 공개 등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이 전 부의장도 지난 11일 당내 친이계 재선 이상 의원들과 만찬에서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문에 "당내 인사에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중립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총리 카드'에 대해서도 "나는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부인했으며, 내달 3일 치러질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대해 "당연히 중립이며,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이 전 부의장측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 측근은 "일선에서 물러나라니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는 말이냐 아니면 외국으로 떠나 있으란 말이냐"면서 "왜 같은 식구끼리 자중지란을 보이는 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전 부의장도 '권력 사유화' 발언에 이어 '일선퇴진론'까지 나오자 "이 사람들이 정말 보자보자 하니까…"라며 한때 역정을 냈다는 후문이다.

 

jongwo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8.06.13 16:02ⓒ 2008 OhmyNews
#이상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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