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화엄벌 초원길 따라 걷다천성산 제2봉 정상 주변 암봉~
이명화
길 양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아주 상쾌하다. 이제 또 정상까지 계속 오르막길이다. 천성산 제2봉에 도착(1:30), 탁 트인 조망, 화엄벌, 천성산 제1봉, 내원사, 멀리 영남 알프스, 멀리 울산시내와 바다, 그리고 덕계, 서창 등 눈을 들어 보는 곳곳에 환히 보인다. 조망이 탁월하다. 바람은 이제 거칠 것 없이 마음껏 분다. 마음껏 바람 길을 풀어 놓는다. 상쾌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차갑게 마음껏 풀어 헤친다. 맑은 하늘을 향해 멀리 멀리 드넓게 펼쳐진 산 산을 향해 멀리 멀리... 마음껏 바람 길을 터놓는다.
단번에 땀은 식고 쨍하고 금이 갈 것 같은 청명한 하늘 아래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흠뻑 젖는다. 우리가 온 길은 내원사 경내를 통과해 왔지만(주차료 경차 2000원, 입장료 2000원) 이곳 정상에는 공룡능선을 용연리에서 산 능선을 타고 오는 길이 있고, 내원사 매표소 아래서부터 오는 방법, 석계 용주사, 석계 마을회관 쪽에서 능선 길을 타고 오는 방법, 대석마을(화엄벌-제 1봉아래에서) 또는 덕계 시장이나 서창에서 올라오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길이 많아서 각기 다른 장소 다른 길로 해서 천성산에 올라온 사람들을 정상에서 만났다. 정상 주변에 서 있다가 사람들은 또 금방 사라진다. 정상 밑 숲에서 점심을 먹는다. 정상 주변 높은 바위 봉우리에 앉아 집에서 만들어 온 김밥과 간식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얼마동안 정상 주변을 조망하고 다시 출발한다. 2시 25분이다. 젊은이들을 이곳에서 만난다. 혼자서 혹은 둘이서 혹은 여럿이서 올라온 젊은 청년들을 보니 또한 반갑다. 건강한 정신을 가진 청년들, 참 보기에 좋다.
천성산 제2봉에서 천성산 제1봉, 그리고 화엄벌까지이제 천성산 제1봉, 그리고 화엄벌로 향해 걷는다. 천성산 제1봉(구 원효산)은 군부대가 있어 정상까지 갈 수 없다. 멀리서 해바라기 할 뿐이다. 초원을 걷다 보면 정상 표시석 하나 서 있다. 길은 완만하고 숲은 울창하다. 은수고개(2:45)를 지나 천성산 제1봉 가는 길. 완만한 오르막길이 한참 이어지고 드디어 넓은 평원이 드러난다.
고요한 초원길을 바람 따라 걷는다.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저 멀리 산과 산 아래 마을들이 막힘없이 드러난다. 드넓게 펼쳐진 초원은 가을이면 억새로 은빛 물결을 이룰 것이다. 또 봄이면 철쭉꽃으로 꽃불을 지천으로 놓아 봄 산객들의 발걸음을 모을 것이다. 지금... 지금은 초록 융단을 깔아놓고 있다. 바람 능선이다. 푸른 하늘 높이 펼쳐져 있는 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