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촉구 및 이명박 정부 심판 39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세종로네거리에 설치된 폴리스라인앞에 서 있다.
권우성
39번째 촛불문화제는 밤 9시 40분께 거리 행진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시민 2만여명은 저녁 8시 40분께 행진을 시작해 숭례문-명동-을지로-보신각-광화문 사거리를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행진을 하면서 "이명박 정부는 제대로 하는 게 뭐가 있냐,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외쳤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행진에 앞서 "앞으로의 촛불문화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제를 결합시키겠다"고 밝혔다. "16일 촛불문화제에는 언론 장악, 17일에는 한반도 대운하, 19일에는 의료 민영화 등을 주제를 내세우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많은 시민들도 지지를 보냈다. 행진 중에 만난 '386' 장인수(41)씨는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에 나선다고 해도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며 "방송장악시도,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인사문제 모두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장씨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를 완전히 바뀌지 않는다면, 슬프게도 대국민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며 "촛불 문화제의 주제를 이명박 정부의 다른 의제로 확산시키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씨는 "정권 퇴진 운동으로 발전하게 되면, 주부나 청소년 등이 촛불집회에서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것을 국민대책회의는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오창책(34)씨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뿐만 아니라 언론통제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YTN사장을 측근으로 임명한 것처럼 공영방송도 그렇게 한다면 그나마 국민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던 게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오씨는 또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북에서 도와달라고 하지 않아서 도와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다른 나라들은 그렇게 안 해도 도와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쓰촨 성에도 가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모든 정책은 자기 돈 버는 것, 자기 야망에 따라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밤 10시 현재 광화문 사거리엔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민 200여명이 "폴리스라인을 해체하자"고 주장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불법 도로 점거를 하고 있다, 즉각 해산하라"며 경고 방송을 했다.
10시20분께 시민들은 모두 인도로 올라갔다. 이 가운데 50여명은 시민들은 파란불이 켜질 때 횡단보도를 건너가며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이른바 '횡단보도' 시위를 벌였다.